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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자연을 가까이하며 살면서도 늘 느끼는 것은 계절은 참으로 미묘하다는 것...

며칠새 온통 연녹색으로 변해가는 산골의 모습에서 생기를 찾는다고나 할까?

늦게 시작하는 산골의 봄이라서 그런지 식물들의 성장속도가 눈에 띄게 빠르다.

이제서야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피고 앵두꽃이 꽃몽오리를 터트리고 있다. 

 

 

겨우내 움추려있던 버섯사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올록볼록 표고가 예쁘게 나온다.

몇해전 참나무를 잘라 버섯종균을 넣었더니 버섯이 나와 몇해를 잘 따서 먹었다.

해가 지나 이제는 수명을 다했다 싶어 새것으로 교체를 하느라 그냥 밖에다 두었는데

아직도 동그란 버섯이 다닥다닥 나무에 매달리는 것이 어찌나 신기하고 기쁜지 모른다.

아내는 표고를 따다가 썰어 채반에 담아 햇볕좋은 곳에다 말린다며 싱글벙글이다.

지금 말려두면 내년 이맘때까지 버섯걱정은 없으니까...

 

올해는 작년에 비해 절기가 늦다.

작년 촌부의 일기장을 꺼내보니 올해 음력은 작년보다 거의 20여일이 늦은 것이었다.

농사라야 별것도 아닌 야채 몇가지를 심는 것이지만 걱정을 하였더니 이웃 어르신께서

올 농사는 조금 늦게 시작하는 것이 좋을거야 하신다. 거의 10년을 반복하지만 아직도

초보수준이니... 여기는 아직도 아침으로 서리가 내리는 곳이라 종잡을 수가 없다.

그러나 밭갈이를 비롯한 준비는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마을 아우가 트랙타를 몰고

갑자기 나타난 것이다. 여지껏 밭에 거름도 안뿌리고 뭐했냐며 타박이 이만저만 아니다.

거름이야 준비를 해두었던터라 부랴부랴 밭에 뿌리고 나자 몇번을 왔다갔다 하니 금방

밭고랑이 생긴다. 아우! 고맙네! 술끊은 친구라서 차나 한잔하고 가라니까 멀칭이나

 빨리 하시우! 하면 이내 사라진다. 매년 이렇게 밭을 갈아주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얼마 안되는 밭이지만 삽으로 파서 뒤엎으려면 팔, 다리, 허리, 어깨가 장난아닐텐데... 

 

 

 

 

야채심을 밭도 준비하고나니 올농사의 반은 한듯 싶어 안심이 된다.

그래 기분도 좋은데 산에나 올라가볼까하고 나섰다.

허~ 아직 제대로 피지도 않은 뒷산 두릅나무가 엉망이다. 누가 따려는 욕심에 나무를

꺾어 놓은 것이다. 다른지방에서는 두릅이나 나물철이라고 하지만 여기는 아직 이르다.

그렇지만 두릅의 특성성 높은 지대부터 핀다고 하니 멀리 가보자하고 올라가니 이게

왠 횡재인가? 나보다는 일찍 다녀간 사람이 없었네. 대부분 집부근에 나무를 심어놓고

따서 먹는 마을이라 그런지 아님 농사일이 바빠서 그런지 올해는 나의 몫이 되었네.

아직 나물은 이른가보다? 산을 오르며 주변을 살피니 이제 겨우 손가락 첫째마디만큼

고개를 내밀고 있다. 나물도 금방 자라겠지? 짊어지고 간 망태기를 채우지는 못했지만

우리식구들이 먹을 만큼은 자연이 주는 선물 두릅수확을 하였으니 기분을 좋다.

두릅데쳐 소주한잔걸칠 요량에 내려가는 발걸음이 가볍고 바쁘다! 

 

 

 

 

이곳으로 온 이듬해부터 아내의 아이디어로 차를 직접 만들어 마신다.

이른봄부터 홑잎차(화살나무 새순), 산뽕나무잎차, 산죽차(조릿대),

가을에는 구절초와 감국 순으로 준비를 한다.

저멀리 보성의 녹차와는 사뭇 느낌이다. 평소에 차를 즐기던 우리부부라 자연에 살면서

자급자족하는 재미와 함께 향긋함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없는 낭만일랄까? 

나는 잎을 따오는 재료담당, 아내는 차를 덖는 조리담당으로 역활분담을 하면서...

아직 이른 봄이라 산에는 겨우 홑잎과 오가피, 오미자가 새순을 드러내고 있었다.

홑잎새순은 차로 만들어 향긋함을 즐기고, 오가피, 오미자 새순을 데쳐서 갖은 양념넣고

나물로 무쳐 먹으면 쌍긋함과 풋풋한 봄내음을 물씬 느끼게 되고 없던 입맛까지 돋운다.

모처럼 아내와 양푼나물비빔밥을 맛있게 비벼먹고나서, 올봄 첫수확한 새순으로 덖은

향긋한 홑잎차를 마시며 흐믓한 미소를 나누었다. 

봄볕에 까맣게 그을린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산골촌부 뽀식이의 블로그( http://blog.daum.net/cgyslee  )에서...

  • 와룡선생 2010.05.11 11:14
    카~~! 하루라도 술을 안마시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고 하더니만...
    뒤늦게 알콩달콩 재밋게 사시네그려...^^
    전원생활이 부럽우이...^^
  • 관형이 2010.05.12 17:14

     

    불로장생초여!!!

     

    우리 촌부님의 멋들어진 산촌생활 정말 부럽네....

    꽃봉우리 같은 버섯에 두릅에 맛있는 반찬에 안주해서 한잔먹고 ~~~

    오미자 오가피 산뽕나무잎차등등으로 좋은거는 다먹고 ~~~

     (자연 비아그라여)

    꼭 한번 아니 몇번이라도 가서 보고 먹고 싶네 ....

     

  • 안효직 2010.05.14 09:00

     

    표고며 때 이른(?) 산나물에 마음이 푸짐하겠구랴~~~

    난 지난 주 시골 가서 애벌 두릅과 머위 다래순 따다가

    뒷 손질 잘 해가꼬 꼬불쳐 뒀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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