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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200424_4.jpg : 촌부의 단상-나름의 큰 공사, 장작집 새로 짓기IMG_20200424_3.jpg : 촌부의 단상-나름의 큰 공사, 장작집 새로 짓기IMG_20200424_2.jpg : 촌부의 단상-나름의 큰 공사, 장작집 새로 짓기IMG_20200424_1.jpg : 촌부의 단상-나름의 큰 공사, 장작집 새로 짓기​[촌부의 단상]
나름의 큰 공사, 장작집 새로 짓기

4월 24일, 음력 庚子年 사월 초이튿날
오늘은 날씨는 맑아 좋지만 어제보다 추운 아침이다.
여전히 지붕위에는 서리가 하얗게 내려앉았고 기온은
영하 4도, 이 기나긴 쌀쌀함이라고 할까 추위라 할까
잘 분간이 안가는 이런 날씨는 언제쯤 멈추게  될런지
궁금하다. 5월 중순쯤이 되어야 그칠 것이란 것을 잘
알면서도 늘 조급증, 조바심까지 생기게 되는 이유는
어쩔 수 없는 촌부의 성격탓이겠지 싶다. 꽤나 춥다.
꽃샘추위라서, 봄추위라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걸까?
오늘 아침은 여느 날에 비해 조금 늦게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 어제 하루종일 바람을 맞으며 바깥에서 꽤
힘든 공사를 하여 그런지 온몸이 푹푹 쑤셔서 늦었다.

어제는 아침나절부터 저녁늦게까지 나름의 큰 공사를
하나 마무리했다. 바로 장작집 짓기였다. 꽤 오래전에
지은 장작집이라서 기둥처럼 떠받치고 있던 지지대가
세월이 흐르며 빗물에 젖어 썩고 바람막이로 쳐놓은
천막도 비바람, 눈보라를 맞아 찢어지고 해어져 너무
보기가 싫었다. 아무리 장작집이라 하더라도 그렇게
방치하는 것은 촌부 성격에 용납되지는 않지만 워낙
기계치에다 뭘 만드는 소질이 없어 대충대충 보수를
하곤 했었다. 그래도 늘 마음 한 켠에는 새로 짓기는
해야한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으나 선뜻 시작하지
못하고 늘 '해야지,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까?'라면서
망설였다. 그러면서도 필요한 재활용 자재는 주워다
날랐다. 이것저것 모두 쓸만한 것들이라서 재활용을
할 요량으로 그렇게 주워다 놓았더니 요긴하게 썼다.

드디어 어제 결심을 했다. 하루에 다 마무리를 하리란
생각은 하지않았다. 우선 기존 장작집을 해체한 뒤에
새로 짓을 생각이었다. 얼마전 막내 동서에게 부탁해
구입한 전동 드릴이 진가를 발휘했다. 꽤나 오래전에
홈쇼핑에서 구입한 전동 드릴은 싼 게 비지떡이라고
영 엉망이라 돈만 버린 것이다. 이런 도구는 제대로 된
것을 사서 사용해야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해체작업을 하는 것만 반나절이 걸렸다. 워낙 손재주
없는 촌부이니 어쩌겠는가? 그 다음 재활용 알루미늄
굵은 봉 8개를 땅을 파고 묻어 받침대로 세워 보았다.
그럴듯했다. 그런데 그 다음이 문제였다. 나무가 아닌
알루미늄 소재라서 못을 사용할 수가 없는 것이라서
난감했다. 기둥 위에 가로, 세로, 사이사이에 서까래
처럼 받침대를 얹어야 하는데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고민했다. 그런데 아내가 케이블 타이로 묶어보자고
했다. 그리고 기둥도 피스로 고정을 시켜보자고 하여
그렇게 했더니 튼튼하고 일도 손쉽게 할 수가 있었다.
손재주가 잼뱅이인 촌부보다 아내가 훨씬 더 나았다.
아내와 함께 둘이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뚝딱뚝딱
못질을 하고 천막을 치고 줄로 엮었더니 아주 근사한
장작집이 만들어졌다. 이 정도면 한동안은 걱정없이
장작을 쌓아놓을 수가 있을 것 같다. 촌부 생각에 혼자
시나브로 지을 생각이었는데 아내 도움으로 하룻만에
큰 공사를 마무리 하였다. 아침부터 시작한 일은 해가
질 무렵에 끝났으니 꼬박 하루가 걸린 것이다. 그나마
아내의 아이디어와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
많이 고마웠지만 어쩔 줄 몰라 쩔쩔매는 모습을 보여
남편으로서 체면이 말이 아니다. 하지만 아내 덕분에
무사히 마쳤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뿌듯하다.

늦은 아침 식사를 하며 우스개 소리로 아내에 말했다.
"오늘은 또 뭘 해볼까?"했더니,
"죽을래? 그렇게 부려먹었으면 됐지 또 뭘 하자고..."
라며 정색을 하는 것이 아닌가? 힘들기는 했을게다.
64살 먹은 아녀자가 종일 사다리를 타고 무거운 것을
들고 종종 거렸으니 말이다. 이따가 어제 마무리 못한
것만 해놓고 고생한 아내에게 맛있는 것이나 먹으러
나가자고 해야겠다. 오늘은 하루쯤 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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