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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200407_11.jpg : 촌부의 단상-시작이 반이라더니...IMG_20200407_10.jpg : 촌부의 단상-시작이 반이라더니...IMG_20200407_9.jpg : 촌부의 단상-시작이 반이라더니...IMG_20200407_8.jpg : 촌부의 단상-시작이 반이라더니...​[촌부의 단상]
시작이 반이라더니...

4월 8일, 음력 庚子年 삼월 열엿샛날
오늘 이른 아침은 서리가 내리고 영하2도의 기온이다.
그래서 산골은 본격적인 텃밭농사를 시작하긴 이르다.
또한 일주일에 사흘을 쉬게 되다보니 시간이 꽤 많다.
뭔가 하긴 해야하는데 무슨 일을 해야할까 망설였다.
알고보면 산골살이는 할 일이 부지기수로 많긴 하다.
해도 그만, 하지않아도 그만인 일도 꽤나 많이 있다.
하지만 이 시기에 맞는 일, 딱히 할 일이 마땅치 않다.
그렇다고 남는 시간을 허송세월로 낭비할 수는 없고
빈둥빈둥 거리며 유유자적을 한다는 것도 좀 그렇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농사와는 별로 큰 관계없는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인데 막상 일을 하다보니 꽤나 힘들다.
산골살이에서 어디 하나라도 힘들지 않은 것은 없다.
호미나 삽, 낫이나 괭이를 들고 하는 일은 괜찮은데
예초기, 엔진톱, 대형 전지가위를 사용해야 하는 일은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늘 조심하고 신중해야만 한다.
촌부가 요며칠 동안 하고 있는 일이 바로 조금 위험한
일이다. 사실 이 일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것이지만 언젠가는 하게 될 일이라서
시간이 남는 김에 시작을 하게 된 것이다.

벌써 사흘째 엔진톱, 대형전지가위, 낫을 들고 잡목과
싸움을 하고 있다. 시작이 반이라고 하더니 이미 더덕,
두릅이 자라고 있는 밭과 그 옆의 자투리 언덕배기에
무성하게 자라던 잡목 제거 작업은 마무리를 하였다.
그 다음 또 일을 벌인 곳이 큰밭옆 비탈진 절개지이다.
거의 대부분 엄청 예리한 가시가 돋힌 아카시아 나무,
찔레덩굴, 산딸기 종류라서 작업하기가 꽤나 힘겹다.
찔리고 긁히고 할퀴게 된다. 또한 워낙 돌이 많은 탓에
엔진톱으로 나무를 베다보면 돌에 부딪치는 위험도
겪게 된다. 제법 커다란 아카시아는 단단한 재질이라
엔진톱을 잘 사용해야 한다. 언젠가 나무를 자르다가
말고 엔진톱이 나무에 박힌 채 시동이 멈춰 애를 먹은
적이 있다. 절개지에는 돌틈 사이에 나무가 자라는 것,
남겨두어야 하는 진달래와 같은 나무 사이에 끼어서
자라는 것 등 엉뚱한 잡목들이 있어서 곤욕을 치른다.
전날 일을 시작할 때는 못해도 며칠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행히 베는 작업은 이틀에 걸쳐 마무리를
했다. 이제 남은 일은 큰나무는 장작크기로 토막을 내
장작집으로 나르고 나머지는 절개지에 펼쳐놓는 일이
남았다. 이 일도 만만찮은 일이라 하루 일거리는 된다.
밭에 그냥 널부러져 있으니 시간이 되는대로 마무리를
해야겠다. 다행히 나뭇잎이 돋기전에, 새싹이 나오기
전에 일을 마치게 되어 그나마 다행이다.

한참 정신없이 엔진톱으로 아카시아 나무를 베느라
낑낑거리며 땀흘리고 있는데 아내가 제발 쉬엄쉬엄
하라며 나와서는 뭐 도울 일이 없느냐고 했다. 워낙
험한 일이라 아내에게 나무를 나르는 일을 시킬 수는
없다. 도움을 받으면 시간도 절약이 되고 일도 빨리
끝날 수 있겠지만 뾰족한 가시에 찔리게 되고 비탈진
절개지에 돌이 많고 위험하여 아낙네가 해야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내에게는 이 일을 못하게
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혼자 하게 되니 많이 더디다.
그래도 다음주 쉬는 날엔 마무리가 되지않을까 싶다.
20년만에 너저분했던 절개지를 깔끔하게 정리하여
마음이 뿌듯하고 홀가분하며 기분은 더 없이 좋다.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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