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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200406_4.jpg : 촌부의 단상-이것도 일이라고...IMG_20200406_3.jpg : 촌부의 단상-이것도 일이라고...IMG_20200406_2.jpg : 촌부의 단상-이것도 일이라고...IMG_20200406_1.jpg : 촌부의 단상-이것도 일이라고...​[촌부의 단상]
이것도 일이라고...

4월 6일, 음력 庚子年 삼월 열나흗날
이른 아침 산새들의 지저귐 소리에 잠을 깼다.
어~? 늘 노랫소리로 들렸고 정겹다고 느꼈는데
오늘은 왜 차갑게 느껴지고 아우성으로 들리는걸까?
창문을 열었다. 여전히 서리가 하얗게 내려앉았다.
영하 6도의 기온, 하얀 서리 때문에 새들의 지저귐이
여느 날과 같지않았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일교차가 무척이나 심한 요즘이다. 
이른 아침과 한낮 기온차이가 무려 20도 이상 차이가
난다. 아침은 겨울 끝자락인데 한낮은 봄의 한가운데
서있는 것만 같다. 아침 산책길은 서릿발이 서걱서걱,
한낮에 바깥일을 하다보면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다.
하루에 두 계절을 동시에 몸과 마음으로 받아들이려니
꽤 힘들다고 해야할까?

이놈의 몹쓸 바이러스 코로나19 덕분(?)에 시간이 꽤
많이 남는다. 나흘 일하고 사흘을 쉬어야 하고 그마저
쉬는 날은 유급휴가를 까먹는다. 이 뿐만이 아니고 또
월말에 열이틀을 무급휴가로 쉬란다. 마음이 무겁다.
마음도 마음이지만 경제적으로 문제가 될 것 같아서
슬슬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시국이
시국인지라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가 다 어렵고 힘드는
것을... 그 어느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현실인 것을...

그렇다고 마냥 손놓고 널부러져 있을 수가 있겠는가?
뭐라도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촌부의 성격이 아닌가?
그래, 평소에 바쁘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뤄놓았던
일을 찾아서 하자. 이런 일은 돈이 되는 일은 아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그 보다 더 값어치가 나가는
일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집일은 거의 다 이런 일이
태반이다.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일들이지만 그냥
두고 보는 것이 눈에 거슬리는 것들이라서 하는 것이
더 좋기는 하지만 급한 것이 아니라서  늘 뒷전이다.

더덕밭과 바베큐장 사이의 야트막한 언덕배기가 너무
너저분하였다. 찔레덩굴이며 아카시아를 비롯한 온갖
잡목들이 제멋대로 자라나 뒤죽박죽이고 서로 뒤엉켜
정말 볼상 사나웠다. 예전에는 취나물이며 고사리가
서식했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온갖 나무들이 잠식하여
사라져버렸다. 잡목들을 잘라낸 그 자리에 개미취를
비롯한 야생초를 심거나 오는 가을 꽃씨를 받아 뿌릴
생각이다. 또 다른 생각은 딱히 다른 용도로 쓸 수가
없는 곳이라서 돼지감자를 심어볼까 싶기도 하다. 또
멧돼지 좋은 일을 시킬까봐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대신 그물망을 설치하면 되지않을까? 또 일을 만든다.

햇살이 퍼진 오전부터 시작한 일은 해질 무렵이 되어
마쳤다. 생각에 두서너 시간이면 족하겠지 했었는데
보기와는 다르게 시간이 많이 걸린다. 온갖 도구들을
다 동원했다. 엔진톱으로 베어내고, 대형 전지가위로
잘라내고, 찔레덩굴과 아카시아 나무는 가시 때문에
낫으로 꺼내 날라야만 했다. 가시에 찔리고 덤불에
쓸리기도 하는 악전고투를 해야만 했다. 가시가 있는
찔레덩굴과 아카시아 나무는 지난번 더덕밭 둘레에
쳐놓은 그물망옆으로 옮겨 야생동물 방어막으로 하면
될 것 같아 빙 둘러놓았다. 다른 잡목은 한 곳으로 다
옮겨놓았다. 하루종일 꽤 힘들게 일했다. 그렇게 해도
다 못했다. 설상가상 엔진톱 체인이 벗겨져서 수리를
하느라 시간을 많이 까먹었다. 그런데 영 시원찮다.
기계치 촌부이니 어쩌겠는가? 오늘 다시 시도해보고
작동이 안되면 하는 수 없이 마을 맥가이버 아우에게
다녀와야겠다. 일을 마치고 언덕배기를 바라보면서
'이것도 일이라고...' 중얼거리며 집으로 올라왔다.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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