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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200330_5.jpg : 촌부의 단상-향긋한 봄나물 밥상IMG_20200330_4.jpg : 촌부의 단상-향긋한 봄나물 밥상IMG_20200330_3.jpg : 촌부의 단상-향긋한 봄나물 밥상​[촌부의 단상]
향긋한 봄나물 밥상

3월 30일, 음력 庚子年 삼월 초이렛날
오늘, 내일이면 3월이 가고 모레부터 4월이 온다.
그런데 아직도 촌부의 일기장에는 겨울이 자꾸만
등장하고 있다. 오늘 아침도 산골은 여전히 겨울의
끝자락이다. 쉬는 날이라서 여느날보다 조금 늦게
하루를 시작했다. 일어나자마자 난롯불을 지폈다.
아침 기온이 영하 3도에 머물고 어제와 마찬가지로
서리가 하얗게 내려 사방이 눈내린 것처럼 하얗다.
명이나물을 비롯한 봄나물들이 기겁하는 모습으로
얼어있다. 이런날 봄나물을 화두로 일기를 쓴다는 게
앞뒤가 안맞는 것 같지만 두 계절이 공존하고 있으니
어쩌겠는가? 아이러니 하지만 현실이고 사실이니까...

겨울이 갈듯말듯, 봄이 올듯말듯 망설이는 계절이다.
이도 저도 아닌 이런 계절을 간절기라고 하였던가?
하지만 우리네 사람들만이 느끼는 것 뿐이고 자연의
변화는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 가게 되고 오게 된다.
아직도 산골은 겨울과 봄이 서로 다투며 싸움박질을
하고 있다. 아침과 저녁은 겨울이요, 낮에는 봄이니
2:1로 겨울이 우세하다고 해야할까? 그래도 낮이 더
길어 승부를 따진다면 무승부라고 하는 것이 맞겠지?
이 산골을 제외한 모든 지역은 한창 꽃들이 만개하여
봄기운으로 가득한 것 같다. 그러나 올봄은 엄청시리
아픈 봄이다. 정부에서는 코로나19 창궐로 인하여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며 여행 자제, 외출
자제를 간곡히 권하고 있다. 그런데도 꽃구경, 꽃놀이
한답시고 저 남쪽 진해, 광양에는 사람들로 넘쳐나서
지자체들은 제발 오지말라고 통사정을 하고 있단다.
오죽하면 그럴까? 상인들은 이 시기에 벌어야만 먹고
살게 되는 것이지만 시절이 시절인 만큼 눈물 머금고
감내하고 있는데 말이다. 반대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을 한다고 집에만 있으니 답답하기도 할 것이다.
모두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시기는
서로 참을 것은 참아야 하고, 또 협조할 것은 협조를
해야 하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때는 이때다 하며 이 사태가 마치 정부의 무능함이라
생각하며 정쟁의 도구로 삼아 씹어돌리는 정치인들의
작태가 한심스럽다. 어려운 시기에는 서로 힘을 합쳐
난국을 극복하는 것이 순서일텐데 말이다. 제발 모두
다 힘을 합쳐 슬기롭게 이 난국의 터널에서 하루빨리
벗어날 궁리를 하였으면 좋겠다.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참으로 잘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촌부의 아내가 아닌가 싶다. 산골살이 하다보니
딱히 나갈 일이 많지는 않은 것도 있지만 산골이라서
자동차가 없이는 어디 나갈 방법이 없는 탓도 있다.
그러니 자연스레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하는 것이다.
엊그제 단지 곳곳에 민들레, 냉이, 머위, 달래, 부추가
나오고 있다고 했더니 올봄 첫 나물캐기를 하였단다.
그다지 많지않은 냉이도 캐고 상당히 많이 서식하고
있는 민들레도 잎을 꽤 많이 뜯어왔다. 민들레잎 같은
경우는 많이 뜯을 필요없이 한번 먹을 만큼만 뜯으면
된다. 그때그때 뜯어야 싱싱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굳이 많이 뜯어 냉장 보관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일년만에 향긋한 봄나물 밥상을 차려놓고 웃음꽃을
피우며 즐거운 식사를 했다. 냉이를 넣고 끓인 구수한
된장찌개와 갖은 양념을 넣고 조물조물 풋내 안나게
무친 쌉싸름한 민들레잎 겉절이는 싱싱한 웰빙 반찬,
나갔던 입맛도 돌아오게 하는 좋은 반찬이며, 식욕을
돋우는 반찬이다. 봄나물로 차린 소박한 산골밥상은
그 어떤 진수성찬으로 상다리 부러지게 차린 밥상과
견주어 봐도 결코 뒤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 머잖아
달래, 부추, 명이나물, 머위 어린 잎파리를 시작으로
하여 참취, 개미취, 곤달비, 곰취 등등 산나물을 뜯게
되고 이어 산나물의 제왕인 두릅이 나오게 될 것이다.
벌써부터 저기 가면 뭐가 있고 거기 가면 뭐가 많고
언제쯤 가면 뜯고 딸 수 있는 것까지 상상하며 산을
누비고 다닐 생각하니 너무 즐겁다. 매일 산을 타려면
향긋한 봄나물 많이 먹고 미리 걷기운동을 많이 하여
체력 비축을 해두어야겠다.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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