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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200329_4.jpg : 촌부의 단상-계절의 자리 다툼IMG_20200329_3.jpg : 촌부의 단상-계절의 자리 다툼IMG_20200329_2.jpg : 촌부의 단상-계절의 자리 다툼IMG_20200329_1.jpg : 촌부의 단상-계절의 자리 다툼​[촌부의 단상]
계절의 자리 다툼

3월 29일, 음력 庚子年 삼월 초엿샛날
아침 기온 영하 6도, 지붕위에 하얗게 서리가 내림,
아침 산책길 서릿발이 서걱서걱, 부랴부랴 난롯불을
지핌. 아마도 이 정도의 아침 날씨는 저멀리 남녘의
고향 남해에서는 한겨울에 해당하는 날씨가 아닐까
싶다. 지금 고향 남해에서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만발
했다는 소식이 전해온다. 참 많이, 크게 다른 기후인
것이다. 이러니 촌부 일기에는 '두 계절의 공존'이란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 것이다. 문득 오는 봄과 가는
겨울을 의인화하여 나누는 대화를 한번 상상해 보면
어떨까 싶었다.

비단결처럼 곱고 어여쁜 春색시가 심술궂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고집불통의 冬장군에게 말을 했다.
"어르신, 이제 그만 길을 떠나시지요? 때가 되었으면
 자리를 내놓으시는 것이 현명함이 아니겠는지요?"
그 말을 들은 冬장군이 특유의 퉁명함으로 대답했다.
"뭣이라? 자리를 내놓으라고... 어린 것이 지랄일세!"

비록 어린 새색시지만 하고싶은 말은 다하는 春색시,
"말씀이 과하시군요? 때가 되면 가는 것이 인지상정
 (人之常情)이란 말도 모르고 적반하장(賊反荷杖)
 이시니 참으로 답답하고 한심스럽기까지 하옵니다."
어린 春색시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워낙에 심술이
고약한지라 호락호락 넘어갈 冬장군이 아니잖는가?
"고얀지고? 니가 뭔데 가라마라 지랄병이냐 말이다"
라며 화가 머리끝까지 난 冬장군은 다음날 찬바람을
쌩쌩 몰고오며 찬서리는 물론이고 영하의 기온까지
함께 데리고 와서 春색시가 데리고 나온 어린 새싹을
얼려 죽이려는 듯이 온통 난리법석을 떨었다.

하지만 이에 지고만 있을 春색시가 아니다. 만만찮게
보면 큰 코 당할 것이란 모습으로 햇볕의 힘을 빌려서 
冬장군과 한판 맞짱 뜰 기세로 의기양양하게 맞선다.
"표리부동(表裏不同)하고, 후안무치( 厚顔無恥)한
 영감탱이야! 봄기운이 얼마나 센지 알아? 이제 맛을
 봤을테니 어서 가기나 해요!"
그 말에 冬장군은 소리소문없이 길을 떠나고 말았다.

이렇게 산골의 겨울과 봄은 싸움박질을 했지만 결국
아리따운 春색시가 질지디 질긴 冬장군을 이겼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후편으로 夏젊음과 秋아낙
이야기는 다음날 시간이 허락하면 계속 이어보기로
하고 앞에서 말한 몇 가지 고사성어 뜻이나 알아보자!
*인지상정(人之常情)
  사람이면 누구나 가지는 보통의 마음
*적반하장(賊反荷杖)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뜻으로, 잘못한 사람이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을 나무람을 이르는 말
*표리부동(表裏不同)
  겉으로 드러나는 언행과 속으로 가지는 생각이 다름
*후안무치( 厚顔無恥)
  뻔뻔스러워 부끄러움이 없음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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