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책읽는 시간이 너무 적은 요즘(반성)
3월 26일, 음력 庚子年 삼월 초사흗날
이른 아침은 여전히 날씨가 차다. 영하 3도의 기온에
서리가 조금 내렸다. 난롯불을 지필까말까 망설였다.
아직은 피우는 것이 답이지 싶었다. 아내가 신문지빵
쏘시개를 넣고 장작을 가득 채워놓은 난로에 토치로
불은 붙였다. 이내 훈훈한 열기가 퍼진다. 따뜻하다.
좋다. 앞으로 최소한 보름 이상은 불을 지펴야겠지?
오늘도 약국에 나가 마스크를 사와야 하는 날이다.
화, 수, 목요일은 마스크를 사러나가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까지 해야 하는 코로나19
사태가 하루라도 빨리 어서 종식되었으면 좋겠다.
요즘 이래저래 심란한 시절이라 마음도 달랠겸 시집
한 권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나름 책을 좋아하고 꽤
많은 책을 가까이 하고 있다고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옛날 만큼 책을 자주 읽지도 많이 읽지도 못하고 있다.
왜 그런 것일까? 스스로 생각해보니 한심스럽기까지
하다. 무엇 때문에 이런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나태함에서 비롯된 것일까, 아니면 그 어떤
일에 얽매여서 책을 읽는 여유를 갖지 못하는 것일까?
내가 게으른 탓도 있긴 하지만 문명의 이기(利器)가
낳은 탓도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도달하게 되었다.
생각컨데 현대 문명의 이기(利器) 중 근래들어 가장
뛰어나고 보편적이고 없어서는 안되는 것으로 인식
되고 있으며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구하여 이용을
하고 있는 스마트폰이 가장 유력한 범인이다. 누구나
손에 들고 다니기도 하고, 가방이나 호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이 스마트폰 하나면 온갖 정보 습득은 물론
심지어 은행일까지도 다 해결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참 좋은 세상, 너무나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는 요즘,
그러나 이 문명의 이기, 스마트폰으로 인하여 우리의
생각은 잠식을 당했고, 편리함과 신속함에 푹 젖어서
나태한 모습으로 변해버렸다. 특히 종이로 엮은 책을
읽는 버릇까지 망가뜨린 것이라고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도 종이에 인쇄를 하는 책이 없어질 리도 없으며
없어져선 절대 안된다는 생각이다. 요즘 인터넷으로
책을 보고읽는 전자책(e-book)이 성행하고 있지만
아날로그 세대인 촌부는 책읽는 느낌이 전혀 없는 것
같아서 싫다. 책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를 보면,
'종이를 여러 장 묶어 맨 물건'으로 '일정한 목적, 내용,
체재에 맞추어 사상, 감정, 지식 따위를 글이나 그림
으로 표현하여 적거나 인쇄하여 묶어 놓은 것'이라고
정의를 하고 있다.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을 가졌다고
할지 모르지만 종이에 인쇄를 하여 엮은 책이야말로
제대로 된 책이며 진정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것, 바로 독서는 완성이라는 것이 없음으로
끝없는 바다를 헤엄치는 것이라고 비유를 하고 싶다.
지금도 수많은 문필가들이 글을 쓰고 책을 내고 있다.
하루에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책들이 세상에
선 보이고 있지만 그 책들이 얼마나 읽히고 있는지는
모른다. 하여 촌부 생각으로 '독서는 완성이 없다'라고
감히 말하는 것이다. 책에 큰 한이라도 맺힌 사람처럼
정말 책을 많이 읽었던 학창시절과 젊은 시절 만큼은
아니더라도 책을 멀리하지 말고 조금씩이라도 읽어야
하지 않겠는가 싶다. 안중근 의사께서 실천하셨다는
'일일부독서 구중생형극(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
'하루라도 독서를 하지 않으면 입 속에 가시가 돋는다'
라는 말을 되새겨보며 반성을 하고 다짐을 하게 된다.
거미가 술술 줄 풀어내 얼기설기 거미줄을 엮어놓듯
누에가 하얀 실 토해내 제몸 둘러싸며 고치를 만들듯
산모가 열달간 긴 잉태의 산고를 기쁨으로 아기 낳듯
시 쓰는 시인, 수필 쓰는 수필가, 소설 쓰는 소설가의
영혼과 마음에서 태어난 것이 글이요, 책이 아닐까?
지난날 책을 무척이나 사랑했었고, 지금도 책을 많이
사랑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많이 책을 사랑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