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두 계절의 공존
3월 19일, 음력 庚子年 이월 스무닷샛날
오늘도 여전히 서리가 사방 곳곳에 내려앉아 하얗고
어제보다는 다소 높은 영하 3도 기온으로 시작한다
3월도 이제 하순으로 접어들기 바로 직전이다. 근래
날씨는 하루가 멀다하고 심술맞은 시어머니 찌푸린
얼굴 마냥 맑았다, 흐렸다, 비를 뿌렸다를 반복하고
있다. 초반에는 비, 진눈깨비, 눈을 섞어 종합세트로
내리더니 이제 하루가 멀다하고 비를 뿌린다. 오늘도
또 비소식이다. 이렇게 자주 비나 눈이 내린다면 오는
봄날, 농사철에 가뭄 걱정은 하지않아도 될 듯하다.
비록 아침으로는 영하의 기온에 서리가 내리긴 해도
한낮 기온은 영상 10도를 오르내리고 있다. 따스한
햇살 기운에 땅속에서 겨울잠을 자던 온갖 들풀들이
나올 채비를 하며 꿈틀거리고 있을 것 같다. 안개가
자욱하긴 했지만 아침 산책삼아서 단지 여기저기를
기웃거려 보았다. 역시 생각하고 예상을 했던 것처럼
야생초들의 새싹이 돋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너무
반가워서 만져보기도 했다. 그런데 아직은 그 모습이
완전함은 아니었다. 이럴때 쓰는 말이 시기상조인가?
찬서리를 맞아 겉잎이 하얀색을 띄고 바짝 얼어있다.
잘못 만지면 잎이 부서질 것 같았다. 심술쟁이 겨울은
이렇게 가기 직전까지 식물에게 얄궂은 장난질, 몹쓸
짓을 하고 있다. 이게 자연의 이치인가 싶다. 그래도
굳세게 언 땅을 헤집고 새싹을 틔우고 고개를 내미는
것을 보면 봄이 오긴 오는데...
어제 아침, 안개가 너무 자욱하여 집에서 한 100여m
남짓한 거리의 카페가 보이지않을 정도였다. 안개가
많이 끼는 것으로 것으로 봐서는 이제 봄이 오고있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바깥에 나갔더니 기온은
여전히 영하에 머물고 서리가 사방에 내려앉아 마치
초겨울에 접어드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이미 겨울은
그 기세가 한풀 꺾여 따뜻한 봄기운에 등떠밀려 떠날
준비를 해야하는 시기인데 무슨 미련이 많이 남아서
아직도 이러고 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아침에
출근을 하려고 현관을 나서는데 안개속 운전일테니
조심하라며 당부에 당부가 끊이지 않았다. 지아비를
생각하는 아내의 마음 씀씀이가 비단같이 곱다면서
혼자 흐뭇하여 히죽거리며 자동차를 세워둔 카페앞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전날 저녁 자동차 비닐
커버 씌우는 것을 잊고 그냥 놔두어 차창이 다 얼어
그냥 갈 수 없었다. 긁어야만 했다. 이런 현상을 보면
아직 이 산골은 봄이 왔다고 할 수가 없다. 지독하게
질긴 겨울의 끝자락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바로 겨울과 봄, 두 계절이 공존하고 있으니 말이다.
오늘은 정말 가고싶고, 만나고 싶은 분들과의 모임이
있는 날이다. 그런데 어쩔 수가 없는 사정으로 참석을
못하게 되어 너무 아쉽다. 지난주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느닷없는 휴가를 얻게 되어 9일씩이나 쉬었으니
또다시 이틀을 쉰다는 것은 무리였다. 꼭 만나고 싶고
가고싶었지만 마음만 보내는 심정이라 많이 아쉽다.
모임이 있는 곳이 경북 봉화이고 영주의 막내처제네
과수원에서 가까운 곳에 있어 아내와 함께 여행삼아
다녀오려고 했는데 이래저래 너무 아쉬운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