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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200216_8.jpg : 촌부의 단상-소소한 행복IMG_20200216_7.jpg : 촌부의 단상-소소한 행복IMG_20200216_6.jpg : 촌부의 단상-소소한 행복IMG_20200216_5.jpg : 촌부의 단상-소소한 행복IMG_20200216_4.jpg : 촌부의 단상-소소한 행복[촌부의 단상]
소소한 행복

2월 16일, 음력 庚子年 정월 스무사흗날
어젯밤부터 또 겨울비가 부슬부슬 내리기를 시작했다.
밤새 얼마나 내렸는지 모르지만 시냇물 흐르는 소리가
꽤나 크게 들린다. 아침에 일어나 날씨 예보를 봤더니
평창산간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단다. 바깥은 아직
비가 내리고 있고 바람이 제법 거세게 불어 지붕있는
현관 데크에 비가 들이쳐 젖어있다. 거의 대부분 이른
아침 기온이 가장 낮고 점점 올라가는 것이 보통인데
날씨 예보상 오늘은 다를 것 같다. 날이 점점 밝아오고
시간이 갈수록 기온이 뚝뚝 떨어져 지금의 영상 1도는
가장 높은 기온이 될 것 같다. 그렇다면 지금 이 비가
눈으로 변할 것이고 꽤 많이 내릴 것이라고 하여 이런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것이 아닌가 싶다. 하긴 어젯밤
날씨 예보에 눈이 내릴 것이란 것을 알고 지레 겁먹어
자동차를 아랫쪽에 두고 아내와 함께 캄캄한 산길을
후레쉬를 비추며 걸어서 올라왔다. 오늘 아침은 눈이
아닌 빗길이 되었으나 우산을 바쳐들고 내려가야겠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겨울이 빨리 간다고
아쉬워해야 할까, 아님 봄이 빨리 온다고 좋아라 해야
할까? 시간이 흐르면 어차피 계절은 가고오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인지상정이겠지만 뭔가 모르게 이것도
아니요, 저것도 아닌데 하는 좀 어정쩡한 느낌이 드는
것은 이 촌부만이 그러는 것일까? 모르겠다. 정말로...

어제 하루는 딱히 얘깃거리가 될 만한 것이 별로 없다.
하는 수 없이 또 결혼기념일 뒷얘기를 이어가야겠다.
이벤트라고도 할 수 없는 일로 아내는 무척이나 좋아
했다. "이게 뭐야? 꿈에도 생각 못했는데... 고맙수!"
라며 웃는 아내 모습이 너무 좋았다. 잘했구나 싶었다.
아들 녀석의 축하 전화에도 반갑고 고마웠다. 사실은
아들 녀석이 밥을 산다고 하여 쉬는 날인 내일 수원에
올라갈 예정이었으나 원주에 또 볼 일이 생겨서 못갈
것 같다. 아비, 어미의 결혼기념일을 축하해주려고 한
아들 녀석의 마음만 받아야겠다. 그래도 케익과 화분
하나로 그냥 넘어가기가 아쉬워 맛있는 밥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평소 아내가 좋아하는 돼지갈비를 먹고
싶다고 하여 자동차를 타고 멀리 대화까지 달려갔다.
이런이런, 하필이면 어제 정기휴일이라며 문을 닫은
것이 아닌가?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라는 말이
생각나서 둘이 고깃집 앞에 서서 웃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소고기를 먹기로 하고 잘한다는
집으로 갔다. 애초에 촌부가 좋은 날이니 쇠고기를
먹자고 했었는데 말 그대로 되고 말았다. 쇠고기보다
돼지갈비를 더 좋아하는 아주 잘 먹어 다행스러웠다.
입에서 살살 녹는다면서... 그렇게 우리는 저녁식사를
맛있게 먹고 들어와 준비해놓은 케익을 자르며 아내는
차 한 잔을, 촌부는 맥주 한 캔으로 결혼기념일을 자축
했다. 소소한 행복을 느끼면서...

그런데, 일기를 쓰고 밖에 나가보니 그새 비가 눈으로
변하여 함박눈이 펑펑 내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미
다 써놓은 일기를 다시 쓴다는 것도 그렇고 하여 그냥
그대로 두었다. "일기 예보가 참 잘 맞네!"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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