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이 양반아, 주량 한도 초과야!
2월 12일, 음력 庚子年 정월 열아흐렛날
하루 사이에 기온이 무려 10도 올라간 오늘이다.
어제 아침은 영하 11도, 오늘 아침은 영하 1도...
마치 봄날 아침같은 느낌이지만 잔뜩 흐린 하늘에서
간간이 눈발이 흩날린다. 날씨 예보에 눈으로 시작해
종일 비가 내릴 것이라고 한다. 내일 오전까지...
따뜻한 겨울에 이어 이러다가 성큼 봄이 와버리는 건
아닐테지?
아침에 일어나 거실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가려는데
향긋한 꽃내음이 코를 자극했다. 자스민꽃 향기이다.
이 녀석은 아내가 거실 창가에 놓고 정성껏 기르는
화초인데 그 정성에 보답이라도 하는 듯이 해마다
두 차례 예쁜 꽃을 피워 향기로 기쁨을 주는 꽃이다.
자스민꽃이 피면 자연스레 실내 방향제 역할을 한다.
보라색으로 피었다가 하얗게 꽃잎이 변하면서 지는
아주 특이한 꽃이다. 아마도 아내는 그래서 이 꽃을
좋아하여 그렇게 정성을 다해 주기적으로 물을 주며
기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어제 저녁상에 아내는 지난 설에 아들 녀석이 선물로
사다준 수제 뭉치햄으로 이색적인 요리를 선보였다.
채를 썬 오이, 당근, 파프리카 2종, 달걀 지단, 게맛살
그리고 얇게 썰은 햄과 쌀로 만들었다는 월남쌈이다.
따뜻한 물에 적신 월남쌈에 온갖 재료를 넣고 쌈을 싸
먹었는데 그 맛이 색달랐다. 그 바람에 반병만 마셔야
하는 소주를 금새 한병을 다 비워버렸다. 아내가 정한
주량의 한도를 초과하여 혼줄이 나고 말았으나 너무
맛이 좋으니 어쩌냐면서 구렁이 담 넘어 가듯이 은근
슬쩍 무사히 넘어갔다. 사실 그뿐이 아니고 또 있다.
바로 나물국이다. 아내는 정월대보름에 먹다가 남은
나물로 나물국을 끓인 것이다.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나물국이지만 마치 육개장 맛이 나는 것이라고 할까?
나물의 재활용, 나물의 재탄생, 나물의 변신인 것이다.
그러니 이렇게 맛있는 두가지의 좋은 안주에 아내가
정한 주량의 한도를 초과할 수밖에...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