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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200210_5.jpg : 촌부의 단상-장작집 하나를 비웠다.IMG_20200210_4.jpg : 촌부의 단상-장작집 하나를 비웠다.IMG_20200210_3.jpg : 촌부의 단상-장작집 하나를 비웠다.IMG_20200210_2.jpg : 촌부의 단상-장작집 하나를 비웠다.[촌부의 단상]
장작집 하나를 비웠다.

2월 10일, 음력 庚子年 정월 열이렛날
쉬는 날이라서 늑장을 부렸다. 평소보다 늦게 일어난
시간이 6시반, 아내가 아침 약을 챙겨먹는 시간이다.
늦잠을 자야지 하는데 아내가 창문을 열고 내다보며
"밤새 눈이 내렸네. 많이는 안왔나봐? 더 주무셔!"
"뭐야? 눈이 내렸다고?" 눈이 내렸다는 말에 늦잠을
자려던 생각을 접고 벌떡 일어나 아랫층으로 내려와
바깥에 나갔다. 아직 동이 트기전이라 어두컴컴했다.
땅바닥이 보일락 말락 눈은 치워야할 만큼은 아니다. 
요근래엔 제법 간간이 눈발이 날렸다. 그렇다고 하여
힘들게 치울 정도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살짝이라도
건드려놓아야 잘 녹는다. 따뜻한 겨울이긴 해도 아직
영하의 기온은 이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오늘 아침은
어제 아침 영하 15도에 비해서는 엄청 많이 올라가
영하 6도에 머무른 기온이다. 어느새 짧은 달 2월도
오늘로서 초반을 마무하고 중반으로 내달리게 된다.
촌부가 늘 입에 달고 사는 말을 또 하게 되는 아침...
"세월이 너무 빨라!"라고 하며 오늘을 시작한다.

어제 저녁무렵에 아내가 "현관옆 장작집 다 비웠어!"
라고 하였다. "그랬어! 와? 아쉽더나? 그랬는갑네!"
라고 대답하며 웃었다. 그랬더니 아내도 웃으면서
"당신이 수고하여 만들어준 장작집 덕분에 편했어!"
라며 오히려 촌부를 칭찬하는 것이다. 아내의 칭찬을
들으니 어깨가 으쓱했다. "당신을 편하게 하는 것이
내 의무이고 책임이잖아? 그런데 이제는 좀 멀어서
장작을 가져오려면 힘들겠는데..."라며 걱정을 했다.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시작, 지금껏 약 석달 가까이
난롯불을 지피느라 현관옆에 임시로 지은 장작집에
채워두었던 장작을 손쉽게 가져다 나른 아내이다.
이제 남은 겨울동안은 밭가에 있는 장작집에 쌓아둔
장작을 가져다 불을 지펴야 한다. 아직 두어달은 더
불을 지펴야 하기에 현관옆 장작집으로 장작을 조금
더  옮겨놓겠다고 했더니 힘들게 옮기지 말자고 했다.
어차피 임시 장작집은 철거를 해야 그 밑에서 겨울잠
자던 야생초들을 깨울 수가 있다면서... 

오늘은 딱히 할 일도 없고, 원주에 나갈 일도 없으니
모처럼 한가로운 날이 될 것 같다. 오전에 공과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아내와 함께 잠시 읍내 농협에 다녀
오면 된다. 그나저나 뭘 하지? 겨우내 책장에 쌓였을
먼지를 털어내는 서재 청소나 할까? 아니면 간만에
마실이나 다녀올까? 그러고보니 오늘이 봉급날이네.
이 나이에도 아직 매월 봉급을 받을 수가 있음이라서
뿌듯한 마음이다. 언제까지 이런 즐거움을 누릴 수가
있을지 몰라도 아무튼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겠다.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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