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시원하고 깔끔하고 개운한 동치미 국수
2월 1일, 음력 庚子年 정월 초여드렛날
해가 많이 길어졌다. 불과 며칠전에만 해도 퇴근길은
어둑어둑 어둠이 내려앉아 자동차 라이트를 켜야만
했었는데 이제는 집에 도착해도 훤하여 주차를 하고
집으로 올라오는 길에 이것저것 살피면서 올라온다.
동지(冬至)가 지나고 사나흘 후면 24절기의 첫 번째
절기인 입춘(立春)이라 그럴 때도 되긴 되었다. 바로
동지(冬至)가 지나면 조금씩 해가 길어지고, 여름날
하지(夏至)가 지나면 차츰 해가 짧아진다는 것은 그
누구나 다 알고있는 상식이다. 산골살이하며 기후에,
날씨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촌부는 경자년 두 번째
달, 달력을 넘기며 2월의 첫날을 시작한다. 아침 기온
영하 6도...
오늘은 그동안 화두로 올리지 못했던 야식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이래저래 한동안 야식을 즐기지 못했다.
아내와 함께 '식객'으로 유명한 만화가 허영만 화백이
진행하는 '백반기행'을 보다가 문득 야식 생각이 났다.
아내에게 "잘 익은 동치미 국물에 국수 말아 먹으면
어떨까?"라고 했더니, "먹방 프로를 안봐야 하는데..."
라며 웃었다. "그동안 많이 참았잖아?"라고 대꾸하고
"국수 삶으러 가자구!"하며 아내에게 재촉을 하였다.
아내가 해주는 동치미 국수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배와 양파를 갈아서 넣은 즙, 삼베주머니에 홍고추와
청양고추, 편마늘, 편생강을 넣어 우러나게 하여 잘
익힌 동치미 국물을 그릇에 먹을 만큼 떠놓고 국수를
삶아 담은 다음 고명으로 동치미 건더기(무우, 알배추,
쪽파, 당근)를 얹으면 준비는 끝이다. 맛이 어떠냐고?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맛의 진가를 제대로 모를걸!
암, 모르고 말고... 게눈 감추듯 눈 깜짝할 사이 이내
후루룩 짭짭 이내 국물 한방울도 없는 빈그릇 뿐이다.
국물은 시원하고 깔끔하고 개운하고 또 뭐가 있을까?
동치미 건더기가 씹히는 맛 또한 아삭아삭 일품이다.
아차! 쫄깃하고 구수한 맛이 나는 국수 소개를 안했네.
국수는 먼 남쪽 촌부의 고향 보물섬 남해에서 올라온
것이라서 더 맛있다. "보물섬 남해 우리밀 국수"인데
촌부의 고향 친구가 전통방식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운영하는 "보물섬 우리밀 영농조합 법인"에서 100%
우리밀로 밀가루를 제분하고 국수를 생산한 것이다.
일반 밀가루와는 차별화된 것으로 순수 우리 고향의
남해에서 재배한 우리밀로 만든 국수라서 그 옛날의
어릴적 추억까지 소환하게 하는 그런 고향의 맛이다.
친구 봉심이는 남다른 우리밀 사랑으로 제분, 제면은
물론 남해 맛집으로 이름난 국수집(남해국수)까지
운영하여 사업만 멋지고 훌륭하게 잘하는 것 아니고
자식 농사도 정말 잘 지어 딸내미 하지혜는 아나운서
출신 유명 방송인이며, 아들은 얼마전에 미스터트롯
101인에 뽑혀 지금은 가수로 활동 중인 하동근이다.
이래저래 우리 고향 친구들 사이에서 자랑스런 친구
이다. 이 친구가 보내준 우리밀국수로 맛있는 야식을
하여 더 맛있고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