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이제 1월이 지났을 뿐인데...
1월 31일, 음력 庚子年 정월 초이렛날
이른 아침 평소보다도 한 시간 가량 늦게 일어났는데
아내가 "눈이 왔나봐?"라고 했다. "뭐야? 새벽까지는
괜찮았는데..."라고 하며 부랴부랴 챙겨입고 바깥으로
나가보았다. 아주 살짝 눈이 땅바닥을 덮었다. 원고를
쓴답시고 늦게까지 서재에 앉아있다가 마무리를 하고
내다봤던 이른 새벽에는 눈이 내리지 않았는데 아마도
새벽녘에 잠시 눈을 뿌린 것 같다. 기온이 어제보다는
조금 떨어진 영하 5도에 머무는 아침이다. 어제 낮엔
하루종일 눈이 오락가락 했었다. 요즘 촌부가 겨울이
겨울답지 못하다고 입방정을 떨었더니 하늘이 노하여
눈을 뿌렸고 또 눈이 내려줄 모양이다. 어제 밤까지
없었던 눈소식이 아침에 일어나서 검색해보니 오전에
눈이 내릴 것이라는 예보이다.
오늘이 1월 마지막날이라서 이제 겨우 한달이 지났을
뿐인데 느낌은 금방이라도 봄이 다가올 것만 같으니
참으로 이상하다. 어제 저녁무렵에 주차를 하고나서
땅바닥에 발을 디뎠더니 질퍽거리는 것이 너무 생소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이렇게 빨리 겨울이 지나가진
않을텐데 말이다. 집으로 들어오다가 눈길이 장작집에
멈췄다. 그 많던 장작이 겨우내 때느라 텅 비어있었다.
하긴 날이 좋으나 궂으나 난롯불을 지폈으니 비어가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욕심쟁이 촌부의 눈에는 아쉬운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아랫쪽 밭가의 장작집엔 아직
한가득 쌓여있고 쌓을 공간이 없어 그냥 놔둔 것까지
있으니 땔감 걱정은 없다. 더 가져다가 쌓을까 했더니
아내가 그만 현관옆 장작집은 정리를 하자고 하였다.
머잖아 봄이 오면 그곳에는 더덕, 개미취, 으아리같은
야생화가 새싹을 틔워 나올테니 미리 비워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하여 그렇게 하기로 한 것인데 텅 빈
장작집을 보며 아쉬워 하고 있는 이 촌부는 아무래도,
틀림없이 욕심쟁이가 아닌가 싶다.
그나저나 원고 마감날이 임박하여 원고를 보내고나니
관계자분들께 너무 송구스럽다. 요즘 이런저런 일들
인하여 원고를 쓰는 것도, 마감일이 임박해 오는 것도
모른 채 정신없이 지냈다. 어젯밤 잠자리에 들다말고
생각이 나서 이른 새벽까지 긁적이느라 제대로 글을
썼는지 모르겠다. 문득 이런 촌부가 글쟁이의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의문이 들었다. 관계자분들께 다시금
죄송하다는 생각이 드는 아침이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