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촌부의 단상

IMG_20200113_2.jpg : 촌부의 단상-겨울 모습의 실종 그리고 아내 자랑(=팔불출)IMG_20200113_1.jpg : 촌부의 단상-겨울 모습의 실종 그리고 아내 자랑(=팔불출)IMG_20200113_7.jpg : 촌부의 단상-겨울 모습의 실종 그리고 아내 자랑(=팔불출)IMG_20200113_6.jpg : 촌부의 단상-겨울 모습의 실종 그리고 아내 자랑(=팔불출)[촌부의 단상]
겨울 모습의 실종 그리고 아내 자랑(=팔불출)

1월 13일, 음력 12월 섣달 열아흐렛날
일을 시작한 후 줄곧 화요일이 쉬는 날이었는데 이번
주부터 쉬는 날이 월요일로 바뀌었다. 남들처럼 주말
휴일을 가질 수가 없는 사정이라서 평일 하루를 쉰다.
쉬는 날이라 작심하고 늑장을 부리고 있는데 뒤늦게
일어난 아내가 "일기는 쓰지않고 뭘하며 미적거리고
있는거야? 쉬는 날이 바뀌었다고 늑장을 부리시나?"
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날씨는 어떻고, 몇 도야?"
라고 물었다. "그러게 말일세. 일기를 쓰는 것도 깜빡
잊고 이러고 있네. 써야지! 날씨가 어떻냐고? 눈비가
내린다는 예보는 없는데 잔뜩 흐린 하늘이고 기온은
영하 8도이네. 바람이 잠잠하여 추운 느낌은 없어!"
이미 난롯불을 지펴놓았으나 일기 쓰는 것도 잊은채
스마트폰을 검색하며 딴짓거리 하고 있었다. 이렇게
촌부의 하루가 시작되었다. 

요즘 산골은 여느해 같은 겨울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겨울 모습이 실종되었다는 표현을 해도 과하지 않은
것 같다. 여느해 지금쯤은 밭에도, 정원에도, 지붕에도
하얗게 눈이 쌓여 눈세상, 하얀 산골이었는데 그 모습,
그 정취는 찾아볼 수가 없다. 바람이라도 불면 밭에는
흙먼지가 날릴 정도다. 며칠전 사나흘 내린 겨울비에
물이 불어난 시냇물은 시원스레 소리를 내며 흐른다.
아마도 이곳 생활을 시작한 이래 20년 동안 한겨울에
시냇물 소리를 듣기는 올겨울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여느해 같으면 지금쯤 이맘땐 켜켜이 얼어붙어 마치
빙벽이 드러누워있는 듯한 모습으로 꽁꽁 얼어있어야
하는데 말이다. 겨울의 모습이 실종된 올겨울, 아마도
이런 현상은 자연 재앙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그건 그렇고 한이틀 감기 몸살 기운이 있어 고생했다.
이런 촌부를 위해 아내가 어제 저녁식사를 특별식을
해주었다. 이름하여 "산골 아낙표 양념등뼈찜"이다.
마치 안동찜닭처럼 등뼈로 요리를 해놓은 것이었다.
준비를 하느라 꽤 시간이 많이 걸렸다며 웃는 모습이
얼마나 고맙고 감사했는지 모른다. 이런 촌부를 아주
찌질한 팔불출이라 해도 좋다. 그 소리마저 고맙다고
생각하는 촌부이니까... 매콤하고 짭잘하고 달달하여
얼마나 맛이 좋은지 몰랐다. 맛있는 것을 먹을 때 하는
"입에 쫙쫙 붙네!"라고 하는 말은 이럴 때 써야 바로
제격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 뿐 아니다.
후식으로 약식이긴 하지만 아포카토를 만들어 주었다.
촌부가 알기로 '아포가토(Affogato)'는 이태리어로
'빠지다', '익사하다'란 뜻인데 식사 후 먹는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에 뜨거운 에스프레소(Espresso)를 얹어
내는 것을 말한다. 아내가 만든 아포카토는 집에 있는
낱개 포장 아이스크림에 커피원액을 끓여부은 것으로
흉내 낸 것에 불과하지만 응용력에 정성까지 합쳐져
오리지날보다 더 맛있다. 

또 있구나! 
여간해서 감기를 잘 모르는 촌부의 몸살 끝무렵이라
빨리 회복하라며 얼마전 생강을 사다가 배와 계피를
넣고 담근 생강청을 뜨겁게 타고 그 위에 잣알갱이를
동동 띄워 마시면 좋다고 하며 잠자기 전에 내놓았다.

한가지 더 있네! 
오늘 아침에는 아내가 뜨끈한 전주식 콩나물 국밥을
끓였다. 어제 저녁 양념등뼈찜 먹으며 마신 술기운도
없애고 남은 몸살 기운도 확 날려버리고 했다. 아내의
정성 덕분에 몸이 가뿐한 것 같다. 팔불출 남편이라는
소리를 들을 것은 뻔하지만 아내 자랑을 하며 촌부의
오늘 일기를 마무리한다. 지각 일기로 말이다.ㅎ
Atachment
첨부 '4'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2458 촌부의 단상-시원하고 깔끔하고 개운한 동치미 국수 file 2020.02.01
2457 촌부의 단상-이제 1월이 지났을 뿐인데... file 2020.01.31
2456 촌부의 단상-1월이 가는구나! file 2020.01.30
2455 촌부의 단상-난감하네? 3 file 2020.01.29
2454 촌부의 단상-이렇게 잘 먹어도 되는 거야? file 2020.01.29
2453 촌부의 단상-이런 겨울 처음이야! file 2020.01.29
2452 촌부의 단상-산골 부부의 설날은... 2 file 2020.01.28
2451 촌부의 단상-경자년 설날 아침에... file 2020.01.28
2450 촌부의 단상-섣달 그믐날에... file 2020.01.24
2449 촌부의 단상-사는거, 뭐 별다른 것 있어? 2 file 2020.01.23
2448 촌부의 단상-설 명절이 다가오네! file 2020.01.22
2447 촌부의 단상-춥다! 몸도 마음도... file 2020.01.21
2446 촌부의 단상-세상이 온통 하얗네. file 2020.01.20
2445 촌부의 단상-머리속이 온통 하얗네. file 2020.01.19
2444 촌부의 단상-시냇물이 꽁꽁 얼었네. file 2020.01.18
2443 촌부의 단상-잘했다고 할 줄 알았더니... file 2020.01.17
2442 촌부의 단상-고마운 아들 녀석 file 2020.01.16
2441 촌부의 단상-한파주의보 file 2020.01.15
2440 촌부의 단상-쉬는 날이 더 바쁜 산골 부부 file 2020.01.14
» 촌부의 단상-겨울 모습의 실종 그리고 아내 자랑(=팔불출) file 2020.01.1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 ... 238 Next
/ 238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