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참으로 얄궂은 겨울 날씨
1월 8일, 음력 12월 섣달 열나흗날
벌써 며칠째 얄궂고 희안한 겨울 날씨의 모습을 보게
되는지 모르겠다. 눈으로 시작하여 연이틀 느닷없는
겨울비가 봄비와 여름비처럼 내리더니 오늘 아침에는
또다시 눈발이 흩날리고 있다. 눈발이라고 하기보다는
진눈깨비라고 하는 것이 맞다. 겨울답지않게 얄궂은
날씨라고 궁시렁 거렸더니 그 말을 알아챘는지 다시
눈으로 마무리를 할 모양인가 보다. 기온은 영상1도,
바람이 거세게 분다. 오늘 아침까지 산골에 내린 비의
양, 강수량은 거의 60~70mm는 족히 내린 듯하다.
설상가상이라고 하더니 여기 평창산간에는 오늘 새벽
대설특보까지 내려졌다고 한다.
요며칠의 날씨는 온갖 것을 다 동원하는 하늘의 심술,
하늘의 장난이 아닌가 싶다. 영하의 날씨라서 눈으로
시작하여, 여름같은 거센 비바람에, 봄비같은 이슬비,
진눈깨비, 또다시 눈 그리고 비를 뿌리면서 길바닥을
유리처럼 반질반질하게 얼어붙여서 고생을 시키는가
하면 잔뜩 겁을 주고 지나간다. 산골살이 20년째인데
한겨울인 1월 초순에 시냇물 흐르는 소리를 듣는 것은
처음이다. 얼마나 비가 많이 왔으면 얼어붙어 다음해
봄이 오는 4월에나 듣게 되는 시냇물 흐르는 소리를
이 한겨울인 1월 초순에 듣게 되다니 지금껏 없었던
자연현상이라서 의아하다고 해야할까, 희안하다고
해야할까? 계절이 계절답지않고 겨울이 겨울답지가
않으니 이는 필시 좋은지않은 자연의 몸살이 아닐까
싶다. 이런 자연현상은 산골살이 20년만에 처음이고
65년째 살아온 촌부의 인생에서도 처음있는 일이다.
이러한 진풍경을 보고, 듣고 경험하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촌부가 생각하건데
이런 현상은 아마도 우리 인간들이 좌초한 것이라고
생각을 하였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지금껏 꽤나 많이 내린 비가 눈으로
내렸다면 그 양이 어마어마하게 쌓여 지금쯤 산중턱
촌부네는 아마도 고립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 걱정은
없지만 계절답지않은 자연현상의 진풍경은 문제이긴
하다는 생각이다. 빗물이 얼어붙어 유리장같은 길을
한 손에는 우산을 바쳐들고 한 손에는 스틱을 짚고
바로 걷지도 못하고 마치 바닷가에 옆으로 기어가는
꽃게 마냥 엉금엉금 걸어내려가야 하는 불편한 모습,
자동차가 올라올 수 없어 평지인 아랫쪽에서 사나흘
잠을 재우며 세워두어야 하는 형편, 한겨울에 듣게 된
시냇물 흐르는 소리를 낭만이라고 할 수가 없는 현실,
하얀 눈으로 쌓여있던 겨울 모습은 얄궂은 겨울비로
인하여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린 정취는 난생 처음
올겨울을 나면서 겪게 되고 보게 되는 2020년 오늘,
산골의 씁쓸한 겨울 모습이라고 해야겠지?
어제의 이런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푸른문학 겨울호를
배달해주신 택배 아저씨가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우리 산골 부부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악전고투하며
봉평 5일장을 다녀왔으니 이 또한 대단함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