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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200105_2.jpg : 촌부의 단상-기쁨 뒤에 따르는 허전함IMG_20200105_1.jpg : 촌부의 단상-기쁨 뒤에 따르는 허전함[촌부의 단상]
기쁨 뒤에 따르는 허전함

1월 5일, 음력 12월 섣달 열하룻날
어제와 마찬가지로 아침 기온이 영하 13도로 시작된
하루를 연다. 여간해서 일찍 잠자리에 드는 일이 없는
촌부인데 어젯밤엔 평소보다 일찍 잠이 들고 말았다.
아마도 요며칠 피곤에 절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새해 시작과 함께 하는 일이 바빠 정신없이 지내느라
몸과 마음이 지친듯 했으나 반면에 요며칠은 간만에
식구들과 새해맞이 시간을 갖느라 정신없이 지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바쁜 일상과 기쁜 일상이 함께
겹쳐 그런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어제 아우들과 조카 딸내미가 제각기 각자 일상으로
돌아갔다. 다시 산골집은 적막강산이다. 늘 그랬듯이
이번에도 기쁨과 즐거움의 뒤를 따르는 것은 허전함,
그리고 외로움을 맛보게 된다. 촌부보다 산골아낙인
아내가 더 그런 것 같다. "아이고~ 요사나흘 정신없이
지냈네. 뭐가 뭔지 모를 정도로..." 말은 그렇게 했지만
늘 혼자 많이 외로워했던 사람이라 그 속내를 잘 안다.
촌부가 일을 나가고 나면 장모님이 계시지만 아내는
하루종일 혼자 쓸쓸하게 외롭게 지내고 있는 것이다.
이제 아내는 그 외로움마저도 즐기게 된다고 했다. 
말이 그렇지 그 말의 이면에는 더 없는 안타까움들이
잔뜩 숨겨져 있는 것을 남편으로 살아온 세월이 어언
40년이 다 된 촌부가 모를리가 있겠는가? 그렇지만
말이라도 씩씩하고 당당하게 하는 아내가 고맙다.

두 처제도 사정은 마찬가지일게다. 어제 가면서 다들
연로하신 엄마를 큰 언니인 아내에게 맡겨두어 많이
걱정을 하더란다. 그럼 그렇지! 함께할 때는 모르지만
이렇게 서로 떨어져 살며 이따금씩 만나게 되니 그럴
법도 하다. 마음씨가 한결같이 고운 세 자매는 서로를
향하고 아끼고 챙기는 마음은 누가 봐도  샘 날 정도로
남다르니까 말이다. 이런 세 자매를 보는 촌부 마음도
안타깝다. 함께 살던 그 때는 그냥 그저 그런 것이려니
하며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었으니... 다행인 것은 이번
만남을 통해 좀 더 자주 만나는 시간을 갖자고 다함께
다짐을 했다. 늦은감이 없잖아 있지만 좋은 생각이다.

어젯밤 아내는 막내가 챙겨준 옷을 입어보며 좋아라
하였고 둘째가 전화를 하여 이것저것 물어보는 것이
좋아 신나게 대답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저 모습이 아내의 참모습이구나 싶었다. 흐뭇했다.
변함이 없는 세 자매의 아름다운 모습이라고나 할까?
참, 어제 저녁상에 문어 숙회가 있어 "이게 뭣꼬?"
했더니 막내 처제가 섬출신 큰 형부 좋아할 것 같아서
조금 사다놓고 갔다고 했다. 얼마만에 먹어보는 문어
숙회인지 몰라 정신없이 허겁지겁 먹었더니 아내가
"그리 좋나? 막내가 형부 생각하는 마음이 고맙지?"
라고 하여 "암, 고맙고 말고..."라며 맛있게 먹었다.
기쁨 뒤에 따르는 허전함은 잊어버린채 즐거워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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