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아마도 새해는 바쁜 해가 되려나보다.
1월 2일, 음력 12월 섣달 초여드렛날
오늘 아침도 어제와 같은 영하 8도를 기록하고 있는
기온이다. 어제는 눈이 내렸지만 오늘은 바람도 없고
평온한 날씨라서 그런지 추운 느낌은 없다. 예년에
비해 포근한 겨울임은 틀림없다.
어제는
새해를 시작하는 첫날부터 이상한 조짐이라서 신경이
많이 쓰인 하루였다. 이런 것을 두고 흔히들 꼬인다고
하던가? 시작부터 이러면 안되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
애써 태연하게 대처를 하긴 했지만 결국 돌아오는 건
몸이 꽤나 피곤하고 마음이 무거운 것이 아닌가 싶다.
새해 첫날 이른 아침, 남들은 해돋이를 본다고 산으로
바다로 나가 소원을 빌며 마음을 다진다면서 SNS에
이런저런 모습들을 올리고 있었다. 촌부는 뭘 했나?
자고일어났더니 예보에도 없던 눈이 펄펄 내려 새해
아침을 덮은 산골이었다. 희망의 새해라고들 하지만
촌부는 난감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했다. 새해 첫날
부터 눈이 내려쌓인 길을 따라 걸어내려가 남의 차에
편승하여 일터로 향해야만 했던 것이다. 이것부터가
꼬임의 시작이다. 새해 첫날부터 소속사가 바뀌면서
하루종일 우왕좌왕, 앞뒤 구분이 없이 일을 진행하는
새로 온 점령군들 때문에 죽어나는 것은 기존에 있던
병사들이었다. 이 나이에 이런 꼬락서니를 당하려고
지금껏 이러고 있는가 싶어 온갖 생각을 다하게 되는
것이었다. 이 산골에서 그나마 이런 일이라도 할 수가
있음이 다행이라 여기게 되고 더불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그 자체에 나름 만족을 하며 일을 해왔다.
그런데 느닷없이 새해부터 일터의 주인이 바뀌면서
함께 일하던 많은 동료들이 한꺼번에 일터를 떠났다.
새로 바뀐 주인이 마음에 안들어 자의로 그만둔 이도
있고 거꾸로 나이가 많다, 일을 못한다며 내보낸 이도
있는 것 같다. 해야할 일은 정해져 있는데 수년동안에
숙련된 이들을 내보내고 나니 그 일을 해야 하는 것은
남은 이들의 몫인 것이다. 점령군들이 데리고 온 새로
시작하는 이들은 의기양양하게 일에 덤비기는 했지만
하루 아침에 척척 처리할 수가 있겠는가? 그러다보니
새해 첫날의 일은 엉망진창이 되고 그 마무리를 해야
하는 것 또한 기존에 있던 이들의 몫이 되고 말았다.
일이 바빠 정신이 없는데 스마트폰은 연신 울어댔다.
새해라고 서로 인사를 나누느라 카톡을 비롯한 온갖
SNS에서 난리법석이었던 것이다. 일을 하려면 서로
이런저런 연락을 스마트폰으로 주고받아야만 하기에
스마트폰을 꺼놓고 일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연신,
주구장창, 계속 이어지는 소리에 신경이 많이 쓰였다.
여느해처럼 그들과 함께 댓글을 달고 또 답글을 쓸 수
없는 노릇이라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새해가 되어
SNS상에서 서로 소통을 하고 교감을 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첨단 문명시대를 살아가는 지금의 현실에서
이런 문명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뒷방 늙은이 같은
모습이 되긴 싫어서 촌부도 나름 짬짬이 SNS상으로
소통을 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시대에 뒤처지는
것이 싫어 하루에 딱 한 꼭지씩 그날그날의 산골살이
일상을 일기형식으로 포스팅을 해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어제는 여느날처럼 아침에 포스팅은 하였지만
모든 SNS상에 댓글이며 답글은 하지는 못했다. 새해
첫날부터 일이 바쁘고 힘들다보니 그럴 짬을 낼 수가
없었다는 것으로 변명을 하는 수밖에... 일을 마치고
집에 와서 식사를 마치자마자 그만 이내 곯아떨어져
일어나보니 새벽녘이다. 촌부의 새해 첫날은 이렇게
정신없이 지나가고 말았다. 생각컨데 2020년 새해는
아마도 엄청 바쁜 촌부의 한 해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빈둥빈둥거리며 세월 까먹기를 하는 것보다는
허둥지둥, 허겁지겁을 하더라도 바쁘게 움직이는 게
좋긴 하겠지만 그래도 조금의 여유로움은 있어야만
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 그렇게 되려나 모르겠다.
일부러라도 그렇게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겠지?
적잖은 나이에 일을 할 수 있음은 정말 좋은 것인데
여유를 못부리고 산다며 신세 타령이나 하고 있으니
호강에 겨웠구나 겨웠어!
용식... 그저 그대로 어제와 같이 새해도 열심히 하루하루 삽시다.. 건강지켜가면서 옆사람 건강지켜주면서 옆집 안부 물어가면서.......... 올 한 해도 웃는 얼굴 자주 올려주시게나... 부인이 해주시는 음식 사진도, 용식이 땀으로 커가는 온갖 작물 사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