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12월 29일, 음력 12월 섣달 초나흗날
어제 아침보다는 기온이 조금 올라간 영하 10도이다.
오늘 아침처럼 바람이 잠잠한 날이면 기온이 아무리
낮아도 견딜만한 산골의 겨울 날씨이다. 아마도 오랜
세월 추위에는 단련되고 내성이 생겨 그런 것이겠지?
어제는 마음이 좀 우울한 촌부였다. 3년째 함께하는
문학동인 푸른문학의 2019년 송년회겸 신인문학상
시상식과 선배 문인 가인 시인님의 시조집 "나비효과"
출판기념회가 있어 축하次 다녀올까 했으나 사정이
여의치가 않아 결국 참석을 못했기 때문이다. 모처럼
선.후배 문인들과의 만남을 통화여 대화도 나누면서
이런저런 배움의 기회를 가졌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신인문학상을 수상하신 분들과 출판기념회를 치르신
가인 시인님께 멀리서나마 마음으로 축하를 드렸다.
이은별 대표님과 임재구 부대표님을 비롯한 선.후배
문인들께 송구스런 마음이다.
사실 어제는 새해부터 일하는 곳의 소속사가 바뀌게
된다며 면담을 해야한다고 어쩔 수없이 못간 것이다.
면담이래야 겨우 20분 정도 하였지만 기분이 묘했다.
이 나이에 이런 면담을 하게 되다니... 꽤 오래전 옛날
생각이 났던 것이다. 그 당시엔 수많은 면담, 면접을
주관하는 입장이었으나 지금은 거꾸로 바뀐 위치가
어색한 느낌이고 이상한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허나
이내 잊기로 했다. 과거는 지나갔고 중요한 것은 바로
현실이기 때문이다. 나이가 든 것이 자랑스런 벼슬은
아니니까 말이다. 이 나이에 이런 일이라도 할 수가
있음에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 마음이 가볍다.
그건 그렇고,
어제 아침 아내가 촌부의 일기를 보고는 생각 난 김에
난로 연통 청소를 하면 어떻겠냐고 하며 일이 끝나는
대로 조금 빨리 올 수가 있겠냐고 했다. 주말이라 조금
바쁘겠지만 그렇게 해보겠노라고 하며 집을 나섰다.
문득 이 속담이 생각났다.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라는
속담 말이다. 어떤 일이든지 하려고 마음을 먹었으면
한껏 열이 올랐을 때 망설이지 말고 곧바로 행동으로
옮겨야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뜻하는 것이다.
아내의 생각이 옳고 마땅하다고 여기며 그렇게 하기로
마음먹고 시간내에 일을 마치기 위해 열심히 하였다.
그 덕분에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다행히 일은 평소와
달리 조금 일찍 끝마칠 수가 있었다.
집에 오자마자 긴 사다리를 거실과 바깥쪽에 하나씩
펼쳐놓고 비닐봉지를 연통에 매달았다. 연통에 잔뜩
끼어있던 그을음을 받기위함이다. 그냥 거실바닥이나
땅바닥에 흘리면 뒷처리가 꽤 불편하다. 이렇게 하면
뒷처리가 간편하고 깔끔하다. 그 다음 드릴을 이용해
안쪽과 바깥쪽의 연통 한 부분씩을 분해하고 난 다음
아내가 미리 긴 막대기에 못쓰는 수건을 묶어 만들어
놓은 솜방망이처럼 생긴 것으로 연통 청소를 하였다.
안쪽 연통에서 바깥쪽 연통으로 향해 돌리고 밀면서
그을음을 청소했다. 생각보다 많은 그을음이 나왔다.
이 그을음 때문에 연소가 잘 안되어 불을 지필 때마다
연기가 밖으로 새어나왔던 것이다. 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그렇게 거의 한시간 가까이 청소를 하였더니
팔과 다리가 뻐근했지만 뿌듯했다. 아내도 흐뭇하여
싱글벙글... 연통 청소를 하고 불을 지폈더니 연기도
새지않고 불이 잘 붙을 뿐만 아니라 불꽃도 선명하고
맑게 보이며 화력 또한 좋은 것 같다. 이 부분에서 또
하나를 배운다. 새삼스럽기는 하지만 "모든 것은 때가
있는 법"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