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이제서야 겨울다운 모습이군!
12월 23일, 음력 11월 동짓달 스무이렛날
이런이런...
아침에 일어나 바깥에 나갔더니,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해있는 것이 아닌가?
예보에도 없었던 눈이 제법 내려 쌓였다.
순간 촌부의 입에서 이렇게 말이 튀어나왔다.
"허허~ 역시 산골의 날씨는 예측불허라니까..."
그리고는 한 마디 더 혼자 중얼거렸다.
"이제서야 제대로 겨울다운 모습이군!"
맞다!
산골의 날씨는 그 누구도 예측이 불가하다.
어젯밤 하늘에 별이 총총하게 빛나는 것을 보고
잠자리에 들었다. 설마 밤새 눈이 내릴 것이라고는
생각도, 상상도, 예측도 못했던 것인데 말이다.
하긴 이런 현상을 어디 한두 번 겪고 살았는가?
이런 현상은 자연의 신비로움이 아니겠는가 싶다.
좋긴 한데...
올겨울은 정말 너무나 특이한 날씨의 연속이다.
예년의 겨울에 비하여 아주 많이 다른 겨울이다.
기온도 많이 떨어지지 않고 높아 따스하였으며,
눈 또한 내리는 횟수도 내린다 해도 양이 적었다.
우리 부부야 따스하고 눈이 적게 내리면 좋긴 하다.
그러나
예로부터 계절은 계절다워야 한다고 했다.
겨울이 겨울답지않게 따스하고 눈이 적게 내리면
다음해 농사는 물론 병충해가 많이 생긴다는데...
작은 텃밭농사를 짓는 촌부야 큰 지장은 없겠지만
농사를 업으로 하는 마을분들은 걱정을 많이 한다.
그나저나
눈이 내려서 치워야 하는 불편이야 있겠으나
간만에 눈다운 눈이 내려서 반가운 마음도 든다.
참 간사한 것이 사람 마음, 아니 촌부 마음인가보다?
눈이 싫다고 말할 때는 언제고 오늘은 반갑다니...
시시각각 변하는 게 사람의 마음, 그래서 사람인게지!
걱정?
할 필요가 없는 오늘이다.
때마침 오늘은 쉬는 날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난로에 장작불 지펴놓고 늑장을 부리고 있다.
날이 밝으면 빗자루와 넉가래를 들고 치우면 되니까!
난롯불 쬐며 모처럼 멋진 설경이나 실컷 감상하자.
그건 그렇고
어젯밤 아내가 동지 절식이라며 단팥죽을 끓였다.
전통적으로 끓이는 동지 팥죽과는 사뭇 다르게...
미리 만들어 놓은 팥앙금에 물을 붓고 끓이다가
맵쌀 가루로 묽게 만든 것을 넣고 더 끓인 후,
경단처럼 동글동글하게 만든 찹쌀 새알심과
삶은 옥수수 알갱이를 넣고 한 소큼 더 끓인다.
다 끓은 죽을 퍼서 그릇에 담은 다음에
고명으로 삶은 밤과 잣 알갱이를 올리는 것이
내 아내, 산골 아낙표의 맛있는 단팥죽이다.
달콤하고 고소하고 깔끔하고 영양 만점인
이 맛있는 단팥죽에는 물김치가 아주 잘 어울린다.
아~ 참?
맛있게 단팥죽을 끓이느라 고생한 아내,
난롯불 위에 펄펄 끓는 물을 보온 물주머니에 담아
쉬는 날이라 곤히 늦잠을 자고 있는 아내 품에
안겨주고 내려와야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