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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91221_2.jpg : 촌부의 단상-가계부를 비롯한 책선물을 받고보니...IMG_20191221_1.jpg : 촌부의 단상-가계부를 비롯한 책선물을 받고보니...[촌부의 단상]
가계부를 비롯한 책선물을 받고보니...

12월 21일, 음력 11월 동짓달 스무닷새날
간만에 코끝이 찡할 만큼의 추위로 시작한 오늘이다.
이른 아침 기온이 영하 15도까지 뚝 떨어졌다. 예년
겨울에 비해 사뭇 따스한 올겨울이라 그런지 급강하
한 기온에 엄청 추위를 느끼게 된다. 추위야 그렇다고
치고 밤같은 이른 아침 하늘엔 별이 어찌나 총총하게
반짝이고 있는지 이른 하늘의 모습을, 이런 별을 보는
호사는 산골살이 하는 촌부에게 주어진 우주의 선물,
자연의 특혜라고 해야겠지?

어제는 아내도 촌부도 좋은 책선물을 받아 즐거웠다.
아내에겐 가계부를, 촌부에겐 마케팅 관련 서적들과
고우영 화백이 중국 역사를 특유의 해학과 유머있게
10권의 만화로 엮은 '십팔사략(十八史略)'을 선물로
받은 것이다. 해마다 이맘때 연말이 되면 예전 촌부와
함께 광고회사에서 근무하던 후배가 긴 세월 꾸준히
가계부를 써오는 아내에게 여성잡지 부록인 가계부를
선물로 보내주고 있다. 촌부가 광고회사 퇴직한 것이
꽤나 오래되었으니 이렇게 후배가 아내에게 가계부를
선물을 해온지도 아마 십수년은 된 것 같다. 정말이지
너무나 고맙다. 긴 세월 잊지않고 이렇게 챙기는 것은
아무나 못하는 정성이 아니겠는가? 그 뿐만이 아니다.
또 있다. 학교 후배이기도 한 이 후배는 때만 되면 꼭
선물꾸러미를 산골에서 촌부로 살아가는 이 선배에게
잊지않고 보내주고 있으니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다.
촌부가 퇴직할 당시 차장이었던 것으로 기억 하는데
세월이 흘러서 지금은 수석국장이라고 한다. 심성이
곱고 착실하고 워낙 꼼꼼하게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
회사에서 인정을 받은 것이 아닌가 싶어 너무 반갑다.
더 열심히 하여 승승장구하는 모습이기를 바란다.

가계부 이야기가 나온 김에 아내 자랑을 조금 해볼까?
산골 아낙이 된 촌부의 아내는 긴 세월 가계부를 쓰고
있다. 그러니까 결혼 2년후인 1983년부터 지금까지
36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써오고 있으니 대단함
그 이상이라 여겨진다. 남편인 촌부가 벌어다 준 돈이
많거나 적거나 상관없이 꼬박꼬박 가계부를 적으면서
우리집 가계를 지금껏 잘 꾸려왔다. 그렇게 가계부를
적다보니 아내에게는 근검절약이 자연스레 몸에 배게
되었고 덕분에 넉넉하지는 않지만 현재의 산골살이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것이다. 맨손으로 시작했던
우리의 결혼초에는 단칸방으로 시작하였다. 그 당시의
젊은 부부들은 거의 그렇게 시작을 했었다. 월급을 타
이리저리 쪼개고 나면 남는 게 없을 정도였던 기억이
새롭다. 그랬던 실정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가계부를
쓰며 적은 금액이었지만 한 푼 두 푼 저축을 하였으며,
그 결과 우리는 이른 나이에 흔히들 닭장이라 부르는
아파트를 살 수 있게 되고 또 평수를 늘려가는 재미를
맛보았다. 이제 다시 도시로 가기 싫은 이 산골살이를
하게 된 것도 모두 다 아내의 가계부 쓰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촌부가 감히 단언컨데 우리집
보물 1호는 당연히 아내이지만 물건을 하나만 더 뽑는
다고 하면 우리집의 지나온 36년간의 재정과 역사가
꼼꼼하게 적힌 36권의 아내 가계부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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