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참으로 특이한 겨울일세!
12월 18일, 음력 11월 동짓달 스무이튿날
아침 기온 영하 4도, 산골의 겨울날 기온치고는 평균
기온에도 미치지 못하는 높은 기온이다. 허나 어제에
이어 오늘도 길바닥이 살짝 얼었다. 어제 저녁무렵에
자동차를 아랫쪽에 내려다 놓았으니 다행이구나 싶다.
종일 추적거리다가 저녁무렵에서야 그쳤고 밤사이에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탓에 길바닥이 빙판이 되었다.
반질반질하게 빛내며 촌부에게 겁을 주는 아침이다.
오늘은 잘 걸어서 내려가야 할텐데...
어제 아침은 참 힘들었다. 느닷없는 겨울비가 내려서
진입로 오르막 도로가 반질반질 유리장처럼 얼어버려
자동차 운행을 포기하고 빙판길을 엉금엉금 기다시피
하며 걸어 내려가다가 발라당 뒤로 자빠지고 말았다.
눈을 치워놓은 길의 가장자리 덜 미끄러운 곳을 밟고
내려가다가 삼거리 부근에서 그만 발을 잘못 디뎌서
넘어진 것이다. 다행히 배낭을 매고 장갑을 끼고 있어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혹시나 하여 지팡이처럼 짚고
내려가던 긴 우산은 비탈진 빙판길에 내동댕이 쳐져
10여m를 미끄러져 가버렸고 뒤로 넘어지면서 거의
2~3m를 눈썰매 타듯이 미끄러졌다. 순간 아찔했다.
배낭을 매고 장갑을 끼고 낮은 자세로 살며시 걸었기
망정이지 똑바로 걷다가 자빠졌으면 큰일 날 뻔했다.
손바닥과 손목에 조금 충격이 있는 듯하였고 허리가
조금 뻐근하기는 했지만 다행히 크게 다친 것 같지는
않았다. 자고났더니 오늘은 그런대로 괜찮은 것 같다.
느닷없는 겨울비와 그다지 낮지 않은 기온이 합작을
하여 촌부를 괴롭힌 겨울답지 않은 날씨탓이라 할까?
이 세상 무엇이든, 이 세상 어떤 현상이든 제때가 있는
법인데 제모습을 감추거나 제때가 아닐 때는 부작용이
생기는 것이 아닌기 싶다. 자연현상이라 할지라도...
종일 겨울비가 추적거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근의
스키장에는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거세게 내린 비는 아니었지만 눈을 필요로 하는 곳인
스키장은 이 겨울비가 원망스러웠을 것이다. 인공설을
연신 뿌려놓았는데 비가 내려 눈이 녹게 되어 엄청난
손실일텐데 기온 마저 올라가 영상에 머물고 있으니
손해가 이만저만 아닐 것이다. 그러다보니 이색적으로
보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빗속에 인공설을 뿌리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보았고, 그런 가운데 빗속에 뿌리는
인공눈을 맞으며 스키와 보드를 즐기면서 짜릿해 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흔히 보게 되는 모습은
아닐 것이다. 올겨울은 아무래도 이상하리 만큼 너무
유별스럽고 참으로 특이한 겨울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