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이제 제대로 된 겨울 모습인듯...
12월 14일, 음력 11월 동짓달 열여드렛날
어제 저녁무렵 일을 마치고 집으로 오자마자 아내가
"자동차는 아랫쪽에 두고 오지 그랬어! 눈 온다는데..."
"아하~ 그 생각을 못했네. 짐이 있어 그냥 올라왔지!"
"아무래도 내려다 놔야 될 것 같은데...알아서 하슈!"
"하늘 좀 봐? 달이 둥실 떠있는데 눈이 오려나 몰라?"
"여보슈! 초저녁에 별이 총총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하얗게 눈이 내려있는 걸 한두 번 겪은 것 아니잖아?"
"알았네, 알았어! 내려갔다 올께! 저녁준비나 하게!"
아내 성화에 못이겨 자동차를 몰고 아랫쪽에 내려가
진입로 부근 조금 넓고 안전한 곳에 세워놓고 덮개를
덮어놓고 터벅터벅 걸어 올라왔다. 어두컴컴한 길을
올라오며 "도대체 이 무슨 고생이냐?"라고 투덜투덜
거렸다. 뒤늦게 또다시 아침에 일을 나가다보니 이런
고생을 하게 되는구나 싶어 마음이 조금 언짢았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 먹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라는 말이 생각난 것이다. 집으로 올라오는 길가에는
세 군데의 보안등이 있기는 하지만 그 보다도 동짓달
열이렛날 둥근 달빛이 더 환하게 비추어 밝아 보였다.
올겨울에는 얼마나 이렇게 밤 운동을 하게 될 것인가?
날씨 예보가 빗나가서 밤새 눈이 내리지 않으면 좋은
것이고, 설령 눈이 내린다고 하더라도 안전하게 내려
놓았으니 안심이 될 것이며, 또한 아침에 산책을 겸한
운동을 삼아 눈길을 걸어서 내려가며 아무나 즐기지
못하는 멋진 설경도 감상을 할 수가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결국...
자고났더니 아내가 우려했던 그대로 밤새 눈이 제법
많이 내렸다. 잠시 쓸어보니 5cm는 될 듯하다. 올겨울
들어 가장 많이 내린 눈이지 싶다. 하긴 예년에 비하면
이 정도 내린 눈은 적게 내린 눈이다. 이제 제대로 된
산골의 겨울이 시작된 느낌이다. 눈이 내려서 그런지
기온은 영하 2도라서 춥다는 느낌이 없는 아침이다.
그건 그렇고...
산골의 겨울날 촌부네는 따뜻함을 주는 효자가 있다.
첫 번째 효자는 집안을 훈훈하게 뎁혀주는 난로이며,
두 번째 효자는 아무때나 옆에 끼고 있기도 하고 또한
잠을 잘 때는 품에 꼬옥 안고 자면 아주 따뜻하여 좋은
보온 물주머니가 산골 부부에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다. 이 두 효자 덕분에 혹독한 산골의 겨울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으니 산골 부부에겐 효자라고 해야하지
않겠는가? 아침, 저녁으로 장작불을 지피는 난로 위에
항상 주전자에 물을 가득 담아 올려놓는다. 팔팔 끓는
물을 수시로 두 개의 보온 주머니에 채운다. 이른 아침
채운 더운 물은 저녁에 난롯불 지필 때까지 따뜻하다.
또 저녁때 난롯불을 지피면 물을 비우고 따뜻한 물로
교체하여 채운다. 그렇게 채운 보온 물주머니는 밤새
산골 부부의 숙면을 돕게 되는 것이다. 난롯불이 있는
동안은 늘 끓고 있는 주전자가 놓여있어 일부러 물을
끓일 필요가 없으니 연료비도 절감된다. 그 물로 차도
타서 마실 수 있다. 이런걸 두고 일거다득(一擧多得)
이라고 하는 것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