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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91208_10.jpg : 촌부의 단상-아이구야~IMG_20191208_9.jpg : 촌부의 단상-아이구야~IMG_20191208_8.jpg : 촌부의 단상-아이구야~IMG_20191208_7.jpg : 촌부의 단상-아이구야~IMG_20191208_6.jpg : 촌부의 단상-아이구야~IMG_20191208_5.jpg : 촌부의 단상-아이구야~[촌부의 단상]
아이구야~

12월 9일, 음력 11월 동짓달 열사흗날
어제 아침은 영하 13도라고 했는데 오늘도 마찬가지
영하 13도로 하루가 시작되는 아침이다. 저녁무렵에
시작되는 눈소식은 내일 오전까지 내릴 것이라 한다.
이제 이런 날씨는 겨우내 이어지겠지 싶다.

아이구야~ 하나,
즐거웠고 뜻깊었던 동창회 모임 여운을 마음에 안고
조금 이른 아침나절 서울에서 산골집으로 돌아왔다.
버스를 타고 집앞을 지나다보니 뒷산이 온통 하얗게
눈으로 뒤덮인 모습이 보였고 올라가는 길은 제대로
치워진 것이 아닌듯 해 보였다. 순간 생각이 들었다.
"아이구야~ 눈이 제법 많이 왔는가베? 자동차가 올라
갈 수 있을까?" 하는 사이 장평터미널에 도착을 하여
자동차를 세워둔 골목길에 갔더니 차창은 눈에 덮여
있었다. 대충 치우고 집으로 가기전 아내에게 전화를
하여 올라갈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우리 길은 동서가
눈을 쓸고 치웠다며 괜찮을 것이라고 했다. 아랫쪽과
옆집은 자동차 바퀴 만큼만 눈을 치워놓은 것 같았다.
아미 넉가래로 한번씩 밀고 말은 것이 아닌가 싶었다.
자동차가 오르내리기만 하면 되니까 별 상관은 없다.

혹시나 싶어 4륜으로 놓고 휙 달려 집으로 올라왔다.
우리 길과 주차장으로 쓰는 카페앞 마당, 중앙통로는
장서방과 조카 딸내미가 깔끔하게 눈을 치워 놓았다.
간만에 산골집에 와서 눈을 치웠으니 아마 옛 생각이
났을 것이다. 초창기에는 엄청나게 자주 그리고 많이
내리곤 했으니까... 아내 말에 의하면 조카 딸내미가
눈을 쓸었더니 팔이 많이 아파다고 하면서 산골집에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애교를 떨더란다. 귀여운 녀석,
주말을 산골집에서 지내고 KTX를 타고 다시 학교로
돌아갔고 막내네도 영주로 내려갔다. 며칠 있는 동안
단지가 꽉 찬 느낌이 들어 좋았는데 다시 적막강산이
된 산골집이다.

아이구야~ 둘,
막내네가 고추장을 담그고 가자마자 내친김에 우리도
담근다고 곱게 빻아다놓은 고춧가루를 비롯 이것저것
재료를 준비했다. 고춧가루와 엿기름가루, 찹쌀가루,
메주가루, 쌀조청, 소금, 청주를 식탁 위에 널어놓았다.
나무주걱을 보며 "아이구야~ 저으려면 꽤 힘들텐데..."
엊그제 장모님을 모시고 막내네와 함께 만든 만두와
떡을 넣고 떡만둣국을 끓여 점심을 먹고났더니 어제
친구들과 마신 술 때문이었는지 식곤증이 생겨 잠시
오수를 즐긴다는 것이 꽤 많이 자고 말았다. 그 사이
아내는 엿기름가루와 찹쌀가루를 물에 섞어 풀어서
두 군데 큰 솥에 넣고 처음에는 센불로 조금, 그 다음
중불로 조금 끓이다가 약불로 끓이면서 눋지 않게 꽤
크고 넙적한 나무 주걱으로 저으며 고생하고 있었다.
센불 조금, 중불 조금, 나머지는 약불로 끓이는데 총
3시간을 저으면서 끓이다가 마지막에 쌀조청을 넣고
30분을 더 약불에 끓이며 계속 저어야 한다고 했다.
눋거나 타지않게 젓는 걸 도왔다. 오후 12시 45분에
시작하여 3시 15분에 끝났으니 고추장 담그는 것이
이렇게 힘든 것인지를 미처 몰랐다. 다 끓인 다음 또
완전히 식을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 사이에 천일염 소금을 엿기름가루 끓인 물을 넣고
녹였다. 이 또한 주걱으로 한참 저어야 했다. 힘들다.
데크에 내놓은 엿기름가루와 찹쌀가루를 세시간 반을
끓인 물이 다 식었다.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드디어
고추장 만들기를 위한 반죽 작업을 시작했다. 소금을
녹인 엿기름가루와 찹쌀가루를 끓인 물에 메줏가루를
넣고 거품기로 잘 저어 걸죽하게 풀어놓은 다음 다시
반복하여 부어가며, 고춧가루도 조금씩 여러번 넣고
거품기로 뭉침이 없도록 잘 저었다. 아내와 번갈아서
교대로 저었다. 점점 빨갛게 고운 색깔이 드러나면서
고추장 모습이 나타났다. 색깔이 아주 기가 막힌다며
흐믓해 아내의 모습 또한 좋아 보였다. 우리가 고추를
심어서 기르고 따고 말려 빻은 고춧가루로 고추장을
담갔으니 이 얼마나 뿌듯하고 기분좋은 일인지 몰라
둘 다 웃음을 지으며 빨간 고추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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