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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91102_5.jpg : 촌부의 단상-겨울 채비의 으뜸, 김장 담그기IMG_20191102_3.jpg : 촌부의 단상-겨울 채비의 으뜸, 김장 담그기IMG_20191102_4.jpg : 촌부의 단상-겨울 채비의 으뜸, 김장 담그기IMG_20191102_2.jpg : 촌부의 단상-겨울 채비의 으뜸, 김장 담그기IMG_20191102_1.jpg : 촌부의 단상-겨울 채비의 으뜸, 김장 담그기[촌부의 단상]
겨울 채비의 으뜸, 김장 담그기

11월 2일, 음력 시월 초엿새날

촌부가 어릴적에 김장을 하는 날에는 어머니는 거의
밤잠을 설치기가 일쑤였다. 대부분의 집들이 김장을
했다 하면 한 접 아니면 두 접, 그러니까 100~200
포기는 예사였던 것이 그 당시의 김장을 하는 풍속도
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어떤가? 김장철이
되면 집에서 배추를 사다가 다듬고 절이는 수고를 할
필요없이 절임 배추를 배달시켜 그 집 나름의 입맛에
맞춰서 양념만 만들어 버무려 간편하게 담그는 것이
요즘의 김장 풍속도이다. 그 뿐인가? 세상이 좋아져
굳이 힘들게 김장을 담그지 않아도 사시사철 언제나
홈쇼핑에서 김치를 사서 먹을 수 있는가 하면, 마트에
가면 입맛대로 김치를 사서 먹을 수가 있으니 참으로
좋은 세상이다. 그런데 간편하고 좋기는 하지만 이런
풍속도를 좋아졌다고 해야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왜냐하면 고려시대부터 지금까지 전통계승되어 오는
우리의 고유문화인 김장문화가 2013년 12월 5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가 되어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런데 김치를 담글 줄을 모른다면
이러다가 우리의 소중한 전통은 가정을 떠나 대규모
김치공장에서 담그는 날이 오지않을까 염려스럽다. 
하긴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식탁에서 김치가, 김장이
빠질 수는 없을테니까 촌부만의 기우(杞憂)일 것이며,
설마 그렇게 까지 되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그런면에서 촌부는 결혼이후 지금껏 해를 거르지않고
김장을 담그는 아내가 고맙고 감사하고 존경스럽다는
생각까지 한다. 김장은 물론이고 간장, 된장, 고추장을
담가 먹으며 우리 고유의 음식문화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산골 아낙, 촌부의 아내가 너무나도 자랑스럽다. 
그래서 김장을 하는 날에는 가능한 도와주려고 한다.
그런데 올해는 함께 김장을 하지못했다. 밖에서 일을
하면서 걱정이 되어 전화까지 하기도 했다. 걱정하지
말라는 아내의 씩씩한 대답에 안스러운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나마 옆에 김장김치 김칫소 넣기 달인이신
엄니(86세이신 장모님)가 함께 하셔서 안심되었다.
아내의 말을 빌리자면, "엄마가 나보다 낫더라니까,
얼마나 손이 빠르신지 정말로 놀랬어! 말은 안했지만
연세가 계셔서 은근히 속으로 걱정을 했었거든요."
"그랬구나! 엄니 무리하셔서 몸살 나시면 안되는데..."
"걱정 안해도 될 것 같아! 연세가 있어 잊어버리셨을
것 같았지만 엄마는 몸이, 손이 기억을 다 하고 계시는
것 같더라구요. 엄마가 도와주셔서 빨리 끝났다니까!"
"엄니도 당신도 수고많이 하셨네.^^ 내가 도와주어야
했는데 아쉽고 미안하네. 그런데 쌈 좀 남겨놓았나?"
"이 영감탱이야! 김장을 했는데 쌈을 안 남겼을까봐?
당신이 기른 우리 배추 고갱이만 골라서 남겨뒀소!"
"그럼 맛있는 배추쌈에다 소주 한잔을 해볼까?ㅎㅎ"
고소하고 맛있는 배추쌈에 소주잔을 기우리다가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고생은 아내가 다 했는데 호사는
촌부가 누리네."라고... 중국의 속담에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긴다"는 말이 있듯이 말이다.
이렇게 올해 촌부네 겨울 채비의 백미, 김장 담그기는
끝이 났지만 힘들었던 아내는 밤새 끙끙 앓았다.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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