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가을이 짧은 이유
10월 31일, 음력 시월 초나흗날
이른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방문을 열고 나오면 보이는
서재 책장위의 탁상용 달력을 보며 혼자 중얼거렸다.
"허허~ 벌써 시월 말일, 세월이 와 이리 빨리 가노?"
아마 시월 마지막날인 오늘은 음악방송에서 틀림없이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이란
가사로 시작을 하는 가수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오지 않을까 싶다.
문득 그 언젠가 오래전에 쓴 글이 생각나서 십수년 전
일기장을 뒤적거리다 우연히 이맘때 쯤에 쓴 "가을이
짧은 이유"라고 제목을 달아놓은 글에 눈길이 멈췄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당시 산골살이를 하면서 꽤나
많이 힘들고 외로웠던 모양이다. 도시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면서도 워낙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했던 촌부였던지라 산골살이를 하면서 정든
친구들이 많이 그립고, 함께했던 많은 지인들을 무척
만나고 싶은 마음이 아니었나 싶다. 그 당시 마음이나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이나 같은 마음이기는 하지만...
그땐 중년이었지만 지금은 노년에 접어드는 시기라서
아마도 가을이 더 짧게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가을이 짧은 이유
가을이라는 계절이
많이 아쉽고 오래하고 싶은 건
짧기 때문에
더 소중한 느낌이 드는 것이 아닐런지?
그래서 우리는
이 가을을
더 많이 느끼고
가슴에 오래토록 담아두려 애쓰는 것이리라!
이 좋은 계절에
만남을 통하여
좋은 시간을 가지면서 흐믓함을 만끽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주는 아니지만
짬짬이 이런 시간들이 있어
힘든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활력소가 되고 비타민이 되어 힘이 되어주는 것...
하루에도 몇번씩 해를 삼키듯
온몸이 빨갛게 달아올랐다가
또 달을 삼킨듯 차갑게 식어버리는
중년의 나날들이 반복되는구나!
이렇게 마음앓이를 하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고
지금보다 더 긍정적이며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자고 다짐해본다.
짧지만 이 좋은 계절에
이 세상 살아가는 방법들을
스스로 깨달으며 마음을 추스려
씩씩한 중년으로 거듭나려 몸부림을 쳐보네.
가을은 왠지 뒤를 돌아보게 하는 마력이 있다.... 뒤돌아보며 회상에 젖고 후회도 하고.... 빨간 나무 이파리 하나 없는 세멘트 벽에 둘러 싸인 이 가을은 뒤돌아 볼 곳도 없다.... 풍성한 가슴이 있어 마음 껏 느낄 줄 아는 뽀식친구가 가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