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사과 나르던 차가 장작 차가 되었네!
10월 27일, 음력 구월 스무아흐렛날
어제까지 햇살이 좋고 따스한 가을 날씨라서 좋았다.
그렇지만 오늘은 어제와는 사뭇 다르다. 이른 아침은
영하 3도의 기온, 지붕위에 서리까지 하얗게 내렸다.
반짝 추위이기를 바랄뿐이다. 겨울이 오기전에 해야
할 일이 많은 촌부라서 이렇게 추위가 닥치면 겁난다.
예보에는 오늘, 내일 반짝 추위라고는 하지만 앞으로
추워지면 추워지지 더 이상 따뜻해지는 걸 기대하긴
그럴테지 싶다. 그러니 더 조급해진다고나 할까?
막내네 식구가 산골집에서 김장을 해간다며 이틀전
이곳에 와서 오늘 다시 영주로 가고, 조카 딸내미는
근무지 학교로 간단다. 이번에 막내네가 와서 큰 일은
물론 기쁨과 즐거움을 주었다. 오던 날 조카 딸내미가
할머니와 큰 이모부에게 준다며 치킨을 사갖고 왔다.
이 녀석이 얼마나 배려심이 많고 예쁜지 모르겠다.
할머니가 좋아하시는 양념 치킨과 이모부가 좋아하는
후라이드 치킨을 둘 다 사가지고 온 것이다. 식구들이
모여 치킨에 소주와 맥주로 깜짝 파티를 즐겁게 했다.
그런가 했는데 막내 동서 장서방은 카페 주차장앞에
잔뜩 쌓아놓은 장작이 마음에 걸린다면서 이틀 연속
세렉스 트럭으로 장작을 집에서 가까운 장모님댁 밑
주차장에 옮겨주었다. 촌부의 자동차로는 한꺼번에
많이 실을 수가 없어 혼자서 옮기려면 수십 번은 왔다
갔다를 해야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일을 해준 것이다.
아내까지 나와서 함께 장작을 싣고, 나르고, 내리고를
몇 차례 했더니 금새 아랫쪽 주차장에 가득 쌓여있던
장작더미가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위치 이동을 했다.
몇 일 전 장작자르기를 마치고 가득 쌓인 장작을 보며
아내도 촌부도 저 많은 장작을 어떻게 다 집으로 끌어
올릴까 걱정을 했었는데 막내 아우 덕분에 너무 쉽게
옮겨서 고맙고 또 고맙다. 조금 남은 것은 조만간 또
올 일이 있을 것 같으니 힘들게 하지말고 그냥 두라고
했다. 그때 또 옮겨주겠다는 말까지 하여 우리 부부를
감동시킨 아우이다. 하는 말이 고맙고, 마음씀씀이가
너무나 따뜻하고 감사하다. 일을 마치고 아내가 하는
말, "사과 나르던 차가 장작 차가 되었네!"라고 하여
함께 웃었다.
어둑어둑 날이 저물어 갈 때까지 함께 장작나르기를
하는데 조카 딸내미가 저녁식사 해야한다며 불렀다.
메뉴는 김장 김치 노란 속대와 양념, 삼겹살 구이였다.
음식 솜씨가 아주 좋은 우리 막내 처제의 딱 부러지는
저녁 한 상이었다. 거기에 아내가 얼마전에 담가놓은
고들빼기 김치도 함께 하니 맛있는 시골밥상이 되어
온식구가 둘러앉아 즐겁게, 기쁘게, 맛있게 먹었다.
촌부의 단골 메뉴 소주를 곁들이는 것은 당연하고...
모처럼 산골집에 왔으면 우리가 사야하는데 모두다
막내네가 사서 준비를 했단다. 그랬더니 형부, 언니가
고생많은데 이렇게라도 해야 마음이 편하다는 우리
막내 처제의 고운 심성에 가슴속까지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막내네 식구들이 모두 다 고맙다. 힘든 일도
해주고 밥도 샀으니 다음에는 영주에 내려가 우리가
맛있는 밥을 사주고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