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촌부의 단상

IMG_20191026_9.jpg : 촌부의 단상-마른 꽃대를 보며...IMG_20191026_8.jpg : 촌부의 단상-마른 꽃대를 보며...IMG_20191026_7.jpg : 촌부의 단상-마른 꽃대를 보며...[촌부의 단상]
마른 꽃대를 보며...

10월 26일, 음력 구월 스무여드렛날

이제 
평창 봉평 설다목 산골짜기에는
아침으로 서늘한 공기에 차가운 이슬이 내린다.
계절은 어느새 늦가을로 접어들고 있다는 흔적이다.

그 흔적은
촌부네 현관에서도 보게 된다.
아내가 신발장에서 봄, 여름내내 잠자고 있던
동절기용 털신을 손질하여 꺼내놓았으니 말이다.

하기사
어느새 시간은 알게 모르게  흐르고 흘러서 
시월도 하순으로 향해 쏜살같이 내달리고 있으며
가을은 채 느끼기 전인데 물러갈 채비를 하고 있으니

설령
계절이 바뀌려는 움직임을 보고 느끼는 것은
어디 촌부의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 뿐이겠는가?
때가 되면 모든 만물이 변화를 겪게 되는 것인데...

바로
지난 초봄부터 지금껏 하루도 빠짐없이
눈만 뜨면 자연스레 보게 되고 관찰하는 뜨락,
이 뜨락에는 수없이 많은 야생초들이 모여있다.

온갖 야생초들은 
지난 봄부터 여름을 거쳐 지금 늦가을까지
그 자리에서 교대로 자라고 꽃피우고 사라지고
그렇게 반복하다가 이제 마지막 주자들이 남았다. 

이제
이 마지막 주자 야생초들도 생의 한 주기를 마치고
다음 주기를 위한 동면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많이 아쉽지만 그 동면을 위한 준비를 도와줘야겠다.

지난날
화려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너저분하게 무질서하게 엎어지고 자빠지고 있다.
그저 초라한 모습이고 쓸쓸한 모습으로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봐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들도 한 때는 나름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한껏 뽐내던 시간들을 간직하고 있었니까...

마치
우리네 인생의 축소판을 보는 듯하다.
시작은 신비롭고 중간은 화려했지만
끝은 초라하고 쓸쓸해 보이는 것이라서...

각설하고
마른꽃대를 잘라주어야겠구나!
텅빈 여백의 느낌을 느껴보기 위하여
촌부는 낫을 들까, 예초기를 맬까 망설이고 있다.

날이 밝아
바깥에 나가보니
간밤에 비가 살짝 내린 듯하다.
요즘에는 비가 오면 안되는데 말이다.

어제
저녁무렵에 막내네가 김장하러 온 김에
아랫쪽 카페 주차장에 가득 쌓아놓은 장작을
윗쪽 집부근까지 꽤 많은 양을 옮겨주었다.

오늘도
또 나머지 장작도 옮겨주겠노라고 했는데
비가 내려 젖었으니 한동안은 더 말려야겠다.
이렇게 옮겨주어 얼마나 고맙고 다행인지 모르겠다.
Atachment
첨부 '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2379 촌부의 단상-낙엽송 잎파리, 보기에는 좋지만... file 2019.11.12
2378 촌부의 단상-차(茶)나무에 대한 추억 file 2019.11.11
2377 촌부의 단상-모처럼의 야식, 이게 뭣꼬? file 2019.11.10
2376 촌부의 단상-아내의 수고로 밭설거지 마무리 file 2019.11.09
2375 촌부의 단상-가족모임과 촌부의 지게질 file 2019.11.08
2374 촌부의 단상-가을걷이 마무리, 밭설거지 시작 file 2019.11.07
2373 촌부의 단상-마른 꽃대를 자르며... 2 file 2019.11.06
2372 촌부의 단상-어제와 사뭇 다른 오늘 file 2019.11.05
2371 촌부의 단상-11월의 가을, 아버님 11주기 기제사 날에... file 2019.11.04
2370 촌부의 단상-콩수확을 했더니... file 2019.11.03
2369 촌부의 단상-겨울 채비의 으뜸, 김장 담그기 file 2019.11.02
2368 촌부의 단상-겨울 채비의 가장 큰 일을 위하여... file 2019.11.01
2367 촌부의 단상-가을이 짧은 이유 2 file 2019.10.31
2366 촌부의 단상-가을채소 무우, 청갓 수확 file 2019.10.30
2365 촌부의 단상-부자가 된 느낌이야! file 2019.10.29
2364 촌부의 단상-벌써 추위라니... file 2019.10.28
2363 촌부의 단상-사과 나르던 차가 장작 차가 되었네! file 2019.10.27
» 촌부의 단상-마른 꽃대를 보며... file 2019.10.26
2361 촌부의 단상-자급자족을 실현한 고추농사! file 2019.10.25
2360 촌부의 단상-가을은 깊어가는데 일은 쌓이네! file 2019.10.2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15 116 117 118 119 120 121 122 123 124 ... 238 Next
/ 238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