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가을은 깊어가는데 일은 쌓이네!
10월 24일, 음력 구월 스무엿새날
이제 아침 기온이 서서히 내려가기 시작한다. 이러다
가을을 제대로 느끼기도 전에 차가운 겨울이 오는 것
아닐까? 늘 이맘때면 하는 생각, "일이 자꾸 쌓이네."
라며 혼자서 끌탕을 하곤 한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빈둥빈둥 게으름을 피웠으니
그런 것이지! 그런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은데...
모르겠다. 오늘 못하면 내일 하고 내일 못하면 또다시
모레 하면 되는 것이지 뭐, 안그런가? 흔히들 하는 말
"세월이 좀 먹냐?"고 했듯이 가는 세월에 편승하면서
그렇게 저렇게 지내면서 시나브로 하다보면 언젠가는
밀렸던 일이 없어지겠지? 조급하게 여기면서 마음을
졸여봐야 속만 상하고 몸만 축날테니 말이다.
아무리 그래도 날씨가 더 추워지기전에 해야만 하는
일은 하도록 노력해보자! 가장 큰 일, 잘라놓은 장작
옮기기는 한꺼번에 무리하지는 말아야겠다. 아내가
허리에 무리가 와서 은근히 걱정스러우니 시나브로
혼자서 나르고 쌓아야만 할 것 같다. 하는데 까지는
해보고 안되면 그냥 덮어놓고 그때그때 가져다 때면
되기는 한데 이놈의 촌부 성격에 그럴 수도 없을게다.
두 종류의 콩, 메주콩과 쥐눈이콩의 콩대를 베어내어
햇볕에 말렸다가 콩타작도 해야하고, 이미 베어야만
했는데 시기를 놓쳐서 산새들에게 몽땅 보시를 하고
쭉쟁이만 남은 들깨도 베어내야 한다. 들깻대를 말려
불쏘시개로 사용을 해야만 할 것 같다. 게으름뱅이
촌부의 실수이긴 하지만 그동안 깻잎을 잔뜩 따먹은
것으로 만족해야 하고 이 산에 함께 사는 산새들에게
고소한 먹이를 제공(?)했으니 그걸로 만족해야겠다.
아욱은 한창 씨앗이 익어가고 있다. 올해는 가을에는
아욱씨를 받아놓았다가 내년 봄에는 제대로 아욱을
길러봐야겠다. 씨앗이 다 여물때까지 밭에 세워둬야
하겠지? 그동안 한번도 아욱씨를 받아본 적이 없다.
얼마나 번식력이 강한지 밭에 떨어져 저절로 나오는
것을 한곳에 옮겨심어 해마다 아욱잎을 따먹곤 했다.
고춧대도 정리를 해야 하는데 이 일도 만만치가 않다.
두 군데 텃밭, 큰밭에 심은 고추는 전체 면적 절반을
차지하는 것이 고추밭이다. 풋고추도 많이 따먹었고
홍고추는 자급자족할 만큼 아니 그 이상 따서 말렸다.
그리고 끝물 고추까지 따서 나눔도 했다. 만족스러운
고추농사였다. 아직 괜찮고 쓸만한 고추가 있긴 해도
이젠 정리를 해야겠는데 자꾸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허허~ 가을은 깊어가고 있는데 자꾸만 일은 쌓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