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올해는 콩수확을 조금 하겠는걸!
10월 22일, 음력 구월 스무나흗날
요즘의 따뜻한 가을 햇볕에 콩이 잘 익어가는 것 같다.
콩을 좋아하는 촌부는 물론이고 콩으로 만든 음식을
무척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해마다 조금씩 몇 종류의
콩을 심는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줄콩을 제외한 다른
종류는 농사를 모두 망쳐 콩 한 톨도 수확을 못하였다.
어디 가서 농사를 짓는다는 말을 못할 정도로 창피한
일이었는데 나중 알고보니 우리만 그런 게 아니었다.
마을에 콩을 심은 사람들 대부분이 날씨 때문 우리와
같은 처지였던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가지면 안되지만
나혼자 잘못된 것이 아니고 모두 그렇다고 하니 조금
위안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위안이 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올해는 네 종류의 콩을 심어 완두콩과 줄콩은
이미 수확을 모두 마쳤다. 완두콩은 시원찮았지만 꽤
여러해 심어온 줄콩은 잘 되어서 아우들에게 조금씩
나눠주고 우리가 먹을 것과 내년봄에 심을 씨앗은 잘
갈무리를 해놓았다. 밭에 있는 메주콩과 쥐눈이콩의
콩깍지를 만져봤더니 알맹이가 들어있다. 반가웠다.
지난해 이맘때 똑같이 만져봤을때 죽쟁이 뿐이라서
망연자실했던 때와는 전혀 다른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 올해는 지금껏 콩을 심었던 것보다 훨씬 적게
심었다. 한번 실패를 경험하여 겁을 먹었던 것이라서
그랬다. 지금 상태로 봐서는 우리가 먹을 양은 충분히
수확을 하게 될 것 같기는 하지만 베어다 말려 타작을
해봐야 알 수 있기에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 조만간
밭에서 콩대를 베어다 말려서 타작을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