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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91017_6.jpg : 촌부의 단상-장작만들기 쉽지않네!IMG_20191017_5.jpg : 촌부의 단상-장작만들기 쉽지않네!IMG_20191017_4.jpg : 촌부의 단상-장작만들기 쉽지않네![촌부의 단상]
장작만들기 쉽지않네! 

10월 17일, 음력 구월 열아흐렛날

힘들게 일하여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일찍 잠이 깼다.
이른 아침 기온이 영상 3도까지 뚝 떨어져서 차갑다.
늘 그랬듯이 날씨예보부터 살펴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내일은 오후에 비소식이 있어 은근 걱정이
된다. 쓰잘데기도 없는 가을비는 정말 싫은데 말이다.

그제 3시간 남짓 하는 것으로 시작한 장작용 죽데기
자르기를 어제는 하루종일 하였다. 아침 9시반부터
시작하여 어둑어둑할 무렵인 저녁 6시까지 했으니
해가 있는 동안은 꼬박 한 가지, 장작만들기만 했다.
그런데 열심히 한다고는 했는데 진척이 너무 더디다.
이틀에 걸쳐 10시간 가까이 했는데 죽데기 무더기는
줄지를 않는 느낌이다. 장작집은 아직 반도 못채웠다.
무엇이 문제일까? 죽데기를 너무 많이 사온 것일까?
엔진톱으로 잘라야 하는 것인데 겁난다고 원형톱을
사용하여 자르느라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아닐까?
일을 하면서 연신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내는 죽데기 더미에서 일일이 꽤 긴 나무를 하나씩
꺼내느라 진땀을 빼고 또 잘라놓은 장작을 플라스틱
상자에 담느라 손끝이 아프단다. 그뿐인가? 상자를
자동차 싣느라 힘들고 다시 내리느라 낑낑 거렸으니
63살 산골 아낙의 산골살이는 무척 고된 것이리라.
조금이나마 쉽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 싶어 엔진톱을
꺼내 나무를 잘라보았다. 통나무가 아니라서 그런지
위험하고 일의 효율이 떨어지는 것 같아 했던 그대로
원형톱으로 자르기로 했다. 앉아서 긴 나무를 당기며
자르다보니 왼손은 나무를 잡아야 하고, 또 오른손은
원형톱 손잡이를 잡고 자를 때마다 레버를 당겨한다.
이 또한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나무를 바싹 안으로
넣지않고 레버를 당기면 나무가 튕기면서 위험하다.
촌부에게는 그래도 엔진톱보다 덜 위험하고 일하기
쉬운 방법이라서 이렇게 장작용 나무를 자르고 있다.
그나저나 저 많은 나무를 언제 다 자를까 모르겠다.
시나브로 하다보면 추위가 오기전엔 끝나겠지?

어제 해질녘 일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오며 장작집을
보던 아내와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참 반듯하게도 장작을 쌓았네. 성격 보인다, 보여!"
"뭔 말이고? 잘했다는기가 아니모 놀리는기가?"
"잘했다는기다! 당신 성격에 반듯하게 쌓을 수밖에..."
"이 사람아! 기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도 모리나?"
"영감탱이야! 그만하자, 그만! 칭찬이다 칭찬...ㅎㅎ"
"그나저나 저  많은 죽데기를 언제 다 자를꼬?"
"사다놓은 것인데 뭔 걱정? 시나브로 하면 되잖아!"
"날씨는 추워지고 당신도 나도 힘들어 그러지!"
"이제 우리 늙었나봐? 겨우 하루 반나절 일했는데
 이렇게 힘이 들어 낑낑 거리니 말이야!"
"이제 적은 나이는 아니지! 당신 힘들어 우짜노?"
"괜찮소! 장작집에 장작 쌓이는 것 보면 부자된 것만
 같아 뿌듯하여 힘든 것도 잊어버린다니까.ㅎㅎ"
"내일은 쉬자? 너무 무리하여 당신 병날까 겁난다."
"그럽시다! 엄마 모시고 보건소에 독감 예방접종하고
 장날이니까 장에나 다녀옵시다."
"그러세나! 오늘 당신 정말 고생 많았네!"
"나보다 당신이 고생했지! 자르고 나르고 쌓느라..."
이렇게 산골 부부의 장작 만드는 일은 힘들긴 했지만
뿌듯한 마음으로 하루 일을 마쳤다.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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