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겨울 채비, 장작만들기와 우리밀 지킴이 친구
10월 16일, 음력 구월 열여드렛날
장작만들기 시작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땔감 나무로 죽데기를 사왔다.
얼마전 우연히 대형 덤프 트럭 기사님을 알게 되어서
부탁을 하여 평창 산립조합 제재소에서 한 무더기의
무게가 약 1톤 가량되는 죽데기 네 무더기를 사왔다.
지난해 이맘때 사왔던 것보다 두 배의 양을 사왔다.
그때는 나뭇값보다 운반비가 1.5배나 더 들어 배보다
배꼽이 더 컸던 결과를 초래하여 비효율적이었는데
올해는 다행히 좋은 분을 알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감사할 따름이다.
그런데 땔감 나무는 사다 쌓아놓았으나 저 많은 양의
나무를 잘라 장작크기로 토막을 내려면 과연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인지 은근 걱정이 되었다. 좋은 방법은
없을까? 지난해처럼 원형톱으로 자르면 시간이 꽤나
걸릴텐데... 엔진톱으로 자를 경우 통나무와는 달라서
가볍고 길이가 꽤나 길어서 자르기가 곤란할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묘안이 없다. 마을 아우에게 부탁을
해볼까 싶어 시간이 나는지 몰라 전화를 했는데 요즘
한창 브로콜리 수확을 하느라 일주일 이상은 걸릴 듯
하다니 도저히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그래,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우리 힘으로 마무리를 하기로 작정을
했다. 차근차근 하다보면 끝이 있을테니까.
문득 모든 일은 시작이 반이라고 하는 말이 생각난다.
드디어 어제 오후에 아내와 함께 장작자르기 작업을
시작했다.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안전한 원형톱으로
하기로 했다. 아내가 긴 죽데기를 꺼내오면 촌부는
앉아서 적당한 크기로 토막내는 작업을 했다. 지난해
했던 일이라 그런대로 할만 했다. 어느 정도 쌓이면
아내는 다시 플라스틱 바구니에다 차곡차곡 담았다.
이 바구니는 재활용인데 이럴땐 이주 요긴하게 쓴다.
다섯 개의 바구니에 장작이 가득 채워지면 원형톱도
잠시 쉬게 할겸 자동차 트렁크에 싣고 집앞 작은밭가
장작집으로 옮겼다. 가득 담은 바구니를 아내와 둘이
들고 나르고 다시 장작집에 차곡차곡 쌓았다. 그렇게
몇 번을 반복했더니 어느새 해는 뉘엿뉘엿 서산으로
저물어 땅거미가 지는 바람에 장작만들기 첫째 날을
마무리했다. 장작집은 이제 겨우 바닥이니 언제쯤 다
채우려나 모르겠다. 하다보면 다 자르게 될테고 가득
채워지겠지? 일을 마치고 들어오면서 아내가 하는 말,
"몸은 고되지만 마음은 뿌듯하네. 이 일 안하고 사는
방법은 없을까?"라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산골살이
한답시고 온갖 일로 아내를 고생시키는 것 같아 많이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밀 지킴이 죽마고우의 선물
어제 점심무렵 조금 지난 시간에 아내가 택배 상자를
하나 들고 올라왔다. " 보물섬 우리밀 영농조합법인"
이라는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고향 남해에서 우리밀
지킴이를 하고 있는 죽마고우가 보내온 선물이었다.
마음씨 고운 이 친구가 지난번 별 것도 아닌것을 보내
주었는데 고맙다고 하더니만 그 보다 더 값지고 좋은
선물을 보내왔다. 우리밀 국수, 우리밀 밀가루 그리고
우리밀 깎은 밀쌀을 보낸 것이다. 건강한 먹거리라서
어떻게 먹으면 좋다는 메시지까지 보내온 것이다.
아내는 너무 고맙다며 빨리 전화를 하라고 재촉하여
전화를 하여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너무 고맙다.
이 친구는 꽤 오래전부터 고향 남해에서 부군과 함께
옛날 방식으로 정미와 제분을 하는 공장을 차려놓고
우리밀을 기르고 수매하여 우리밀 밀가루와 우리밀
국수, 우리밀 밀쌀을 생산하여 보급하고 있는 정말로
멋진 우리밀 지킴이 부부이다. 이 일뿐만 하는 것이
아니고 손수 생산한 우리밀 국수로 직접 끓여서 파는
국수집까지 운영하고 있다. 고향 남해에서는 유명한
맛집으로 정평이 나있다. 아주 가끔이긴 하지만 고향
남해에 가면 들려서 친구의 손맛을 보고오곤 한다.
이 친구는 자식농사도 참 잘 지었다. 아나운서 출신의
MC이자 유명한 방송인 하지혜가 이 친구의 딸이다.
지금도 많은 활약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늘
자식농사 잘 지었다고 하면 겸손한 모습을 짓는 그런
촌부의 죽마고우가 이렇게 큰 선물을 보내주어 뭐라
감사를 해야할지 모르겠다. "친구야! 고맙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