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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91008_6.jpg : 촌부의 단상-우리 부부의 산골살이는...IMG_20191008_5.jpg : 촌부의 단상-우리 부부의 산골살이는...IMG_20191008_4.jpg : 촌부의 단상-우리 부부의 산골살이는...IMG_20191008_3.jpg : 촌부의 단상-우리 부부의 산골살이는...IMG_20191008_2.jpg : 촌부의 단상-우리 부부의 산골살이는...IMG_20191008_1.jpg : 촌부의 단상-우리 부부의 산골살이는...[촌부의 단상]
우리 부부의 산골살이는...

10월 8일, 음력 구월 열흘날, 한로(寒露)

오늘은 24절기 중에서 찬 이슬이 맺히기 시작한다는
한로(寒露)이다. 어제의 가을비가 찬 공기를 몰고와
내일은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질 것이며, 찬 이슬이
아닌 첫 서리가 내릴 것이라고 한다. 가을을 채 느낄
사이도 없이 곧바로 겨울이 닥치는 것은 아닐테지?
촌부는 해야만 하는 일도 많은데 말이다. 

어제 늦은 오후 마을 아우네 제수氏가 전화를 하였다.
"지난주 갖다놓은 고추를 다 말려놓았으니 퇴근하는
길에 가져가세요. 세 종류를 따로 말려, 따로 분류해
놓았어요. 끝물 고추 따 놓은 것 있으면 갖고 오세요."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퇴근하고 내려가겠습니다."
아무데도 쓰잘데기가 없는 가을비가 추적거리고 있는
저녁무렵에 마을에 내려갔다. 그새 집주변의 밭이며
하우스는 텅빈 모습이었다. 그새 밭설거지를 모두 다
마친 것이었다. 우리는 이런저런 일들로 인하여 아직
시작도 못했는데... 아우는 화분에 심은 화초의 월동
준비를 하고 있었고, 제수氏는 갓김치를 담그고 있는
것이 아닌가? 참으로 부지런한 농부 부부이다. 마침
몇 일 전에 담근 갓김치가 잘 삭아 맛이 들었다면서
내려온 김에 막걸리 한잔 하고 가라며 술상을 차렸다.
잘 말린 고추를 챙겨주면서 남은 고추가 있거나 끝물
고추를 따면 또 가져오라는 말을 둘이서 동시에 하여
촌부가 "두 양반이 부창부수네! 고마워요.^^" 하면서
한바탕 웃었다. 참 좋은 이웃과 함께하는 산골살이다.

어제 종일 추적거리던 가을비가 그쳐 이른 아침에 또
뒷산에 다녀왔다. 그동안 주워다 나른 잣송이를 모두
내다팔았으니 이제는 그만 주워올까 하다가 아직은
잣송이가 있을 것 같은 견물생심이 생기는 것이었다.
이슬이 많이 내려 딱히 아침에 해야할 일이 없으니까
산에 오르는 것은 운동도 되고 잣송이도 주워올 수가
있으니 좀이 쑤셔 집안에 있을 수가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잣송이가 여기저기 눈에 들어왔다. 청설모가
따놓았을 수도 있고, 비바람으로 인해 떨어졌을 수도
있다. 하여간 촌부가 발견하였으니 촌부 몫인 것이다.
그렇게 주운 잣송이가 배낭을 가득히 채웠고 가지고
간 봉지에 따로 한가득이다. 흐믓한 미소를 지었다.
보이지는 않았지만 청설모는 이렇게 욕을 하였겠지?
"저놈의 영감탱이, 한동안 안오더니 또다시 올라와서
잣송이를 다 주워가네! 우이~씨!"라고...

오늘은 일기가 많이 늦었다. 산에서 오자마자 중장비
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어제 한다고 했던 도로
아스콘 포장을 비가 내려서 못했다더니 오늘 하려고
하는 모양이었다. 부랴부랴 자동차를 아랫쪽에 내려
놓고 걸어서 올라왔다. 올라오면서 일을 하시는 인부
몇 분께 이른 아침에 나오셨을텐데 식사는 하셨냐고
물었다. 아내가 전화를 하여 혹시 식사를 안하셨으면
컵라면이라도 끓여서 드리면 어떻겠냐고 하여 물어
본 것인데 드시고 오셨다며 고맙고 감사하다고 했다.
혹시 일하시다가 출출하시면 말씀하시라고 하고 올라
왔다. 오늘이 지나면 진입로는 아스콘 포장이 다 되어
편리하게 오르내리게 될 것이다. 고마운 분들 덕분에...
감사한 마음으로 우리 부부는 산골살이를 한다.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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