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잣송이를 팔았더니...
10월 7일, 음력 구월 초아흐렛날
이런이런...
이른 아침 일어나 밖에 나갔더니 예보에도 없던 비가
내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산골의 날씨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순간, 어제 낮에 아내가 혼자서 위험한
일을 혼자 했다며 좋아했던 것이 생각났다. 며칠전에
태풍으로 비가 내린다고 하여 땔감용 죽데기 더미에
비닐천막을 덮어 비설거지를 해놓은 것을 아내 혼자
걷어놓았다고 했다. 장기예보에 비소식은 없었는데
말이다. 언제부터 내렸는지 모르지만 느닷없이 비가
내려서 아내의 수고는 허사가 되고 말았다. 내일부터
장작자르기 작업을 시작하려고 계획을 하였었는데 또
며칠은 더 말려야 할 것 같다. 마음대로 안되는 것이
산골살이구나 싶다. 고생한 아내의 보람도 없이...
돈이 되는 자연의 선물...
지난 추석 무렵부터 지금껏 이른 아침과 늦은 오후에
뒷산의 잣나무숲에 올라가 시나브로 주워다가 모아둔
잣송이를 읍내 수집상에 내다팔았다. 큰 마대 부대로
두 자루였다. 여느해에 비해서 나무에 달린 잣송이가
많지않은 것으로 봐서 내년에는 많지않을까 싶은데...
몇 해전에는 상당히 많은 양의 잣송이를 주워다 팔아
용돈벌이가 꽤나 쏠쏠했다. 그래도 이 정도에 만족을
한다. 자연이 주는 선물은 욕심을 내서도 안되고 설령
욕심을 낸다고 하여도 자기 마음, 자기 의지로는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촌부가 잣송이를 주워다 팔았다고 하니 어느 지인이
왜 그렇게 위험한 짓을 하느냐고 했다. 높다란 나무를
타고올라가 잣송이를 따는 것으로 착각을 했나보다.
아니다. 촌부는 나무를 타지도 못할 뿐더러 더더구나
탈 엄두조차 못낸다. 아마 TV에서 아주 높은 잣나무
꼭데기에 올라가 긴 장대로 잣송이를 따는 것을 보고
그랬나 싶다. 그렇게 잣을 땄다면 겨우 두 부대만으로
만족을 하겠는가? 마을에 몇몇 분은 잣수확철이 되면
그렇게 위험을 감수하면서 잣송이를 따기도 한다.
촌부가 잣송이를 줍는 것은 너무나 단순한 방법이다.
야생동물 청설모의 도움이라고 할까, 아님 청설모가
따놓은 먹이를 슬쩍 훔쳐온다고 할까? 딱히 뭐라고
정확히 표현을 하기는 그렇지만 청설모에게 고마운
것은 사실이다. 경험에 의하면 촌부가 잣송이를 줍게
도와주는 것은 청설모와 바람이다. 평소엔 청설모가
따놓은 것을 주워오지만 얼마전처럼 태풍이 오거나
바람이 좀 세게 불면 자연스레 떨어지기도 하는 것을
주워온다. 산골에 살다보니 이런저런 일을 경험하는
것이 즐거움이다. 살아가는 재미를 느낀다는 것이다.
이제 잣송이를 줍는 것도 거의 끝무렵에 온 것 같다.
산에 올라가 잣송이를 찾느라 사방의 풀섶을 헤집고
다니는 것도 이제 그만해야 할 것 같다. 운동도 되고
자연의 선물도 얻어서 좋았는데... 조금은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그 아쉬움은 욕심이 남아서 그럴테지?
미련, 아쉬움, 욕심일랑 가는 세월과 함께 보내버리고
또 내년을 기약해야겠다. "청설모들아! 고맙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