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이 가을에 태풍이 웬 말인가?
10월 3일, 음력 구월 초닷새날, 개천절
추분(秋分)이 지나간지도 어언 열흘이 지났고 머잖아
닷새 뒤엔 찬이슬이 맺히기 시작하고 차가운 이슬이
내린다는 열일곱 번째 절기 한로(寒露)이다. 속담에
"한로가 지나면 제비도 강남으로 간다"라고 했으며,
"가을 곡식은 찬이슬에 영근다"라는 말이 전해온다.
그렇다! 이제 하늘은 더 높고, 더 푸른 계절 가을이다.
오곡이 풍성하게 여물어 가고, 백과가 풍요롭고 익는
시기가 지금이다. 그런데 느닷없는 태풍이 웬 말인가?
지나고 보니 그렇게 오랜 시간은 아니게 느껴지지만
꽤나 오랜 세월이 흐른 촌부의 어린 시절에는 가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날씨는 물론이거니와 온갖
농작물이 여무는 것도, 감이나 밤같은 과일이 익는 것
또한 자연의 힘이 느껴졌다. 그런데 요즘은 불규칙한
자연현상에 모두들 노심초사(勞心焦思)하게 된다.
이맘때는 이른 봄부터 무더운 여름을 지나면서 땀을
흘리며 기르고 가꾼 것들을 수확하기 위해 기다리는
시기인데 비바람을 가득 담은 태풍이 다가오는 것은
공포에 가까울뿐 아니라 생존 위협까지 느끼게 된다.
자연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다 내어 주기도 하지만
때론 이런 태풍을 몰고와 우리에게 위협을 가하기도
한다. 자연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오묘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오늘은 개천절(開天節)이다. 단군 할아버지께서 우리
민족 최초 국가, 고조선 건국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국경일이다. 말 그대로 풀이하면 하늘이 열린 날인데
올해는 하늘이 너무 열린 것인지 강한 태풍으로 인해
온나라가 비상이다. 아랫쪽 남부지방에는 18호 태풍
미탁이 강타를 하여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다.
이른 아침에 뉴스를 통해 태풍으로 인한 피해 소식을
보는 마음이 아프다. 자연재해는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이라서 참으로 무섭다. 고향 남해는 물론이고 또한
영주에서 사과농장을 하고 있는 막내처제네는 피해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다행히 이곳 산골은 태풍의
영향으로 비는 꽤 내렸고 내리고 있지만 피해는 없다.
그저 평상시 내리는 비와 같은 느낌이라 태풍 영향은
느끼지 못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많은 분들께는 죄송스럽지만... 더 이상의
피해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