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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90907_6.jpg : 촌부의 단상-속내를 감추려니...IMG_20190907_5.jpg : 촌부의 단상-속내를 감추려니...IMG_20190907_3.jpg : 촌부의 단상-속내를 감추려니...IMG_20190907_2.jpg : 촌부의 단상-속내를 감추려니...IMG_20190907_1.jpg : 촌부의 단상-속내를 감추려니...[촌부의 단상]
속내를 감추려니...

9월 7일, 음력 팔월 초아흐렛날
태풍전야라고 하더니만 아직까지 큰 바람은 없는데
간간이 잔바람이 살랑거리고 있다. 소강상태인지는
모르지만 비는 내리지않는다. 오늘이 닷새째인가?
벌써 며칠째 이어지고 있는 가을 장맛비의 뒤를 이어
대형 태풍 링링이 온다고 하여 모두가 긴장한 상태다.
일어나 날씨예보를 봤더니 전국이 태풍영향권이라고
한다. 하필이면 이맘때 이런 태풍이 올라오는지 원...
제발 피해없이 태풍이 물러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 세상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두번쯤 속내를 감추고
혼자 마음을 졸이기도 하고, 끙끙 앓기도 하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바로 근래 우리 부부의 마음이 그러하다.
추석 명절이 다가오지만 기쁜 마음으로 쇨 수 있을지
모르겠다. 왜 우리 가족들에게 이런 시련이 연속으로
일어나는지 모르겠다. 생각컨데 지금껏 64년이란 긴
세월을 살아오면서 나름의 생각으론 착하게 살아왔고
남에게 해코지를 하거나 싫은 소리를 들으면서 살지는
않았는데 말이다. 내 아픔, 내 슬픔, 내 시련은 모두 다
내 탓이겠지만 내게 주어진 운명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늘을 원망한들 무슨
소용이며, 조상을 원망한다 하여 되돌리게 되겠는가?
그저 주어진 운명이라고 여기는 것도 마음에 안들고
그렇다고 어디 하소연을 할 처지도 아니어서 속내를
감추고 마음만 졸이고 있다.

이런저런 속상하는 일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고추말리기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결국 어쩔
수없이 기계의 힘을 빌리기로 했단다. 마을 아우네에
부탁하려고 했으나 그 집은 농사를 업으로 하는지라
지금 한창 건조기로 고추를 말리고 있다 하여 부탁을
할 수가 없었다. 생각 끝에 아내는 소형이지만 가정용
식품건조기 리큅으로 고추를 말리기 시작한 것이다.
카페안에서 적당히 말려진 고추를 리큅으로 마무리를
하는 것이다. 아내는 리큅으로 말리는 고추의 상태를
확인하느라 밤새 왔다갔다 들락거렸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 살펴봤더니 그런대로 잘 건조가 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구나 싶다. 소형이라 시나브로 말리는 수
밖에 없다. 이렇게라도 말릴 수가 있으니 아내의 수고,
아내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게 된다면 이 또한 다행
스러운 일이 아니겠는가 싶다. 하루빨리 가을 장마가
지나가고 날씨가 좋아져서 아내가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 싶은데...

어젯밤에 아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택배기사님이 전화를 했다. 공사중이라 길을 파헤쳐
놓아 올라갈 수가 없으니 올라오는 삼거리 갈림길에
놓고 갈테니 가져가 달라고 했다. 딱히 택배 올 데가
없는데 누가 뭘 보냈을까 싶어 후레쉬를 켜고 내려가
보았더니 공사를 하다말고 세워놓은 포크레인 위에
선물상자가 놓여 있었다. 친구가 추석이라고 선물을
보내온 것이었다. 상수도공사를 하느라 길을 깊숙히
낭떠러지처럼 파놓은 위험한 곳을 거쳐 집으로 왔다.
선물을 풀어본 아내가 놀랜 모습으로 빨리 친구에게
고맙다는 전화를 하라고 채근하며 웃는 것이 아닌가?
곧바로 친구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그 친구는
제대로 도움도 못주는 이 촌부 친구에게 과분한 것을
보내주니 면목이 없다. 너무나 고맙고 너무나 감사한
마음인데 보답을 어이해야 할까? 아내가 좋아하는 걸
보는 촌부의 마음도 흐믓하고 기뻤다. 근래에 그다지 
웃을 일이 없었는데 친구의 선물이 아내를 웃음짓게
했으니 더더욱 친구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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