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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90904_8.jpg : 촌부의 단상-가을 장맛비가 추적거리던 날에...IMG_20190904_7.jpg : 촌부의 단상-가을 장맛비가 추적거리던 날에...IMG_20190904_6.jpg : 촌부의 단상-가을 장맛비가 추적거리던 날에...IMG_20190904_5.jpg : 촌부의 단상-가을 장맛비가 추적거리던 날에...[촌부의 단상]
가을 장맛비가 추적거리던 날에...

9월 4일, 음력 팔월 초엿새날
오늘도 어제에 이어 비가 내리고 있어 마음이 언짢다.
가을 장마라나 뭐라나? 듣는 것 조차도 싫은 가을비,
하지만 우리가 거역할 수 없는 자연현상인 것이라서
그저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한숨만 내쉬고 있을 뿐...
가을비는 아무짝에도 필요없는 것이란 옛날 어르신들
말씀이 이해가 간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태풍까지
올라오고 있단다. 참으로 걱정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제는 아침부터 비가 추적거려 아무 일도 할 수 없어
모처럼 노트북을 켜고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 책구경을
했다. 푸른문학에서 함께 문학활동을 하는 분들께서
시집을 발간하셨는데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지금껏
구입을 못했기에 주문도 할 겸 모처럼 책구경을 했다.
교보문고 시부문 베스트셀러로 널리 알려지고 있는
푸른문학 임재구 부대표님의 제13시집 <詩 사랑>과
양창식 시인의 시집 <추억의 뜨락에서>를 먼저 주문
해놓고, 그동안 구입하여 읽어봐야지 했던 책 몇 권을
주문했다. 산골에 살다보니 나무에 관한 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나무 쉽게 찾기>, 요즘 많은 일들로
마음 고생을 하며 힘들어하는 아내가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치유의 섬, 만다라>, 언젠가 어느분의 SNS
에서 인상깊게 보고 구입해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한
정윤천 시인의 시집 <발해로 가는 저녁>을 주문했다.

그런데 어제는 책과 인연이 깊은 날이 아니었나 싶다.
며칠전 일하다가 왼쪽 팔꿈치와 손목을 다쳐 고생을
좀 했는데 아내가 방치하면 안된다며 병원을 가자고
하여 원주에 다녀왔다. 액스레이를 찍었는데 다행히
타박상이라 큰 문제는 없으나 손을 너무 많이 사용해
퇴행성 관절염 증세가 보인다며 가능한 손 많이 쓰는
일은 줄이면 좋겠단다. 산골살이 하는 촌부에게 손을
많이 쓰는 일을 줄이라니 큰일이다. 그렇게 심한 것은
아니니까 조금 조심을 하란 뜻으로 알아듣기로 했다.
병원에서 나와 아내에게 맞은 편에 있는 서점에 들려
책구경이나 하고 가자고 했다. 언젠가 서점에 가보고
싶다고 했던 아내의 말이 문득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꽤 오래전 아들 녀석이 책을 사보라고 문화상품권을
준 것이 있었는데 여지껏 지갑에 넣고 다닌다면서...
모처럼 서점에서 아내와 함께 책냄새도 맡아보면서
책구경을 하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다. 각자 읽고싶은
책을 한권씩 골랐다. 결국은 둘 다 읽게 될테지만...
아내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동행>, 촌부는 혜민
스님의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을>을 골라 샀다.
아내가 계산을 하면서 모처럼 주는 책선물이지만 잘
읽어라고 하여 웃었다. 이렇게 하루에 책을 6권이나
샀으니 올가을 산골 부부는 독서 모드에 돌입한다.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에 마음을 살찌우자며...

외출에서 돌아와 밭에 나가보니 비가 내려서 그런지
엊그제 북을 준 무우가 부쩍 자란 것이 눈에 들어왔다.
이제 솎아주어야 하는 시기가 된 것 같았다. 작업복을
갈아입고 나오는데 아내가 비가 오는데 또 뭘 하려고
그러냐며 성화였다. 병원에서 손 쓰는 일을 줄이라고
한 것을 벌써 잊었냐고 하면서... 어차피 해야하는 일,
때를 맞춰야 하는 일인데 어쩌겠냐고 하며 그냥 밭에
나가 튼실한 것 하나씩만 남기고 모두 솎아내고 북을
주었다. 우의를 쓰기는 했지만 비를 맞으면서 꽤 오래
밭에 쪼그리고 앉아 일을 했더니 이번에는 무릎이 좀
쑤신다. 그래도 마치고 나니 마음이 가볍다. 솎아놓은
어린 무우싹은 아내와 함께 떡잎과 뿌리를 떼어내고
시냇물에 가서 씻어 놓았더니 좋은 찬거리가 되었다.
겉절이를 하여 저녁상에 올려 맛있게 먹었다. 밭에서
갓 솎은 싱싱한 채소를 먹을 수가 있다는 것 만으로도
산골살이에서나 맛보게 되는 특혜가 아니겠는가 싶다.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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