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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90828_5.jpg : 촌부의 단상-들깻잎 1,230장을 따느라...IMG_20190828_4.jpg : 촌부의 단상-들깻잎 1,230장을 따느라...IMG_20190828_3.jpg : 촌부의 단상-들깻잎 1,230장을 따느라...IMG_20190828_2.jpg : 촌부의 단상-들깻잎 1,230장을 따느라...IMG_20190828_1.jpg : 촌부의 단상-들깻잎 1,230장을 따느라...[촌부의 단상]
들깻잎 1,230장을 따느라...

8월 28일, 음력 칠월 스무여드렛날
오늘도 비소식이 있고, 내일은 좀 더 많이 내릴 것이라
한다. 이맘때 내리는 비는 그다지 반가운 비는 아닌데
하늘의 뜻인걸 어이 하겠는가? 제발 다 키운 농작물
피해만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 하늘의 심술은
아니라고 믿고 싶은데 희안하게 가을에 자연현상으로
농사를 망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여 농부님들의 애를
태우는 것을 봐왔다. 그래서 농사는 하늘의 뜻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는가 싶다. 올해는 그런 일이 없기를...
그나저나 연일 날씨가 도와주지않아 붉은 고추 수확을
못하여 애를 태우며 궁시렁거리는 아내를 보는 것이
많이 안스럽다. 오늘, 내일도 못 딸텐데...

밭일을 하다가 잠시 쉬는데 저만치 나리꽃 마른 꽃대
위에 고추잠자리 한 마리가 날개짓을 멈추고 사뿐히
앉아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날개짓이 힘들었는 보다.
주변에는 다른 녀석들도 많이 날고 있고 어떤 녀석은
앉아 쉬고 있는 녀석에게 다가가 훼방을 놓는 것인지
구애를 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촌부의 눈에는
찝쩍거리는 것처럼 보였다. 잠자리가 나는 방향으로
눈을 돌렸더니 벌개미취 예쁜 꽃이 보이는 것 아닌가?
며칠전에 살폈을 때만 해도 꽃몽오리가 터질듯 말듯
했었는데... 다가가 살펴보니 사방에 다 피어있었다.
맞다! 고추잠자리가 날고 찬바람 일때쯤이면 가을이
오고 벌개미취같은 가을꽃들이 피기 시작할 때이다.
이렇게 산골에는 소리소문도 없이 가을이 오고 있다.

간만에 아내와 함께 봉평 5일장에 나갔더니 관광객이
얼마나 많은지 장골목이 북적북적 대단했다. 이렇게
시골 전통장이 활성화되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한 일,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상인들은 물론 지자체에서
많은 노력을 한 결과가 아니겠는가 싶다. 장골목 중앙
공연장에서는 작은 음악회와 같은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고
있는 광경도 좋아보였다. 오는 9월에 평창에는 많은
축제가 열린다는 포스터가 붙어있는 것이 보였다. 
축제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주시라고 생각이 된다.
평창 농악 축제(9월 5~8일, 장평 일원)
평창 백일홍 축제(9월 6~15일, 평창 일원)
효석문화제-메밀꽃 축제(9월 7~15일, 봉평 일원)

장에 다녀온 뒤 잠시 장작집 앞에 무성한 잡초를 호미
없이 맨손으로 뽑았다. 아내가 나오더니 들깻잎을 좀
땄으면 좋겠다고 했다. 들깻잎 따는 일이야 뭐 어려운
일도 아닌데 걱정이냐고 하며 꽤 큰 종이박스를 들고
함께 들깨밭으로 가서 따기 시작했다. 키가 엄청 자라
우리들 키보다 더 크게 잘 자랐다. 들깻잎을 가끔 따
쌈으로 먹는데 향이 기가 막힌다. 들깻잎에는 철분과
비타민이 풍부하여 식중독, 위암, 성인병 예방에 좋고
스트레스 해소, 상처 치료에 좋은 효능을 가지고 있는
식재료라고 한다. 아내는 저장식품으로 삭힌 들깻잎을
만들겠다고 한다. 소금과 소주를 물에 타서 절였두면
삭힌 들깻잎이 되는데 꺼내서 물에 씻어 양념을 하여
먹으면 밥도둑이 된다고 한다. 많이 만들어 아우들도
조금씩 나눠줘야겠단다. 그렇게 하려면 들깻잎을 좀
많이 따야한다고 하여 둘이서 꽤 오래 들깨밭에 서서
땄다. 저녁에 들어와 서른 장씩 한 묶음을 만들었는데
그 양이 1,230장이다. 차곡차곡 김치통에 담아놓고
싱글벙글 흐믓해 하며 좋아하는 아내의 모습이 너무
보기가 좋았다. 그 뿐이 아니다. 들깻잎 따고 나오다가
지난번 줄콩 따고 남은 것을 마저 따와서 모두 깠다.
그것도 추석에 아우들이 오면 나눠줘야겠다고 하면서
한 봉지씩 담아놓고 좋아라 했다. 이런 것이 산골에서
살며 느끼는 수확의 기쁨인 동시에 나눔으로 인하여
다가오는 뿌듯한 보람이 아닐까 싶다.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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