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가을 채소, 배추모종을 심었다.
8월 20일, 음력 칠월 스무날
아직 가을이라고 하기엔 좀 이른 감이 없잖아 있지만
아침으로는 여름이 물러가고 가을이 다가온 듯하다.
매일 아침 기온이 20도를 넘나들었는데 엊그제부터
기온이 뚝 떨어졌다. 오늘 아침은 어제보다 더 내려간
13도, 이슬이 촉촉하게 내려서 더욱 싱그럽고 선선한
아침을 맞는다. 한낮에는 여전히 덥다는 말을 하겠지?
뚝 떨어진 아침 기온에서, 풀잎과 나뭇잎에 방울방울
맺힌 아침 이슬에서 가을이 오고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저만치 숲속에서 요란한 매미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아직은 여름이구나 싶다.
어제 8월 19일,
무더운 여름이 채 물러가기도 전이지만 산골 부부는
겨울 채비를 위한 준비의 첫 단계라고 할 수가 있는
가을 채소 김장배추 모종심기를 하였다. 상추, 쑥갓,
양배추, 브로콜리, 수박을 심었던 밭을 모두 정리하여
그 자리에 배추모종을 심은 것이다. 그러니까 흔히들
말하는 이모작째가 되는 것이다. 인생 이모작을 시작
할 때 많이 설레이고 호기심과 더불어 불안한 느낌이
드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왜 그럴까? 늘 그랬듯이
씨앗을 뿌리고 모종을 심을 땐 기대감이 커서 그런지
욕심이 생기고 많아져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의
불안감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다른 일도 그럴테지만
농사는 더 그런 것 같다. 농사를 짓는 농부의 의지와
의욕만으로는 되는 것이 아니고 자연의 힘과 배려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오랜 옛부터 이런 말이 생겨난 것이 아닐까?
"농사는 천하의 가장 큰 근본이 되는 일"이라고 하는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라는 말을 굳게
믿는 촌부이다. 또한 이 말도 좋아하고 믿는 촌부이다.
"농심(農心)은 민심(民心)이요, 천심(天心)이다."
촌부가 생각하기에 농심은 겸허한 마음, 성실한 마음,
진실한 마음, 믿음의 마음, 정성의 마음, 정직한 마음,
숭고한 마음이기에 이는 곧 어머니의 마음이요 또한
하늘의 마음이라는 결론을 내려보는 촌부의 생각이다.
농부라고 하기에는 턱없이 많이 모자라는 촌부가 가을
배추 모종 몇 포기를 심어놓고 너무 거창하게 농사에
대한 이야기를 지껄이고 있구나 싶지만 그 마음만은
늘 변함이 없음이다. 아마도 농부에 가까운 사람이라서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