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수확의 기쁨을 누려볼까?
8월 16일, 음력 칠월 열엿새날
제10호 태풍 크로사의 영향으로 인하여 아직도 비가
부슬거리고 있다. 어제 재난문자가 하루에 네 번씩이나
왔었다. 종일 비가 추적거려 폭우가 쏟아지면 어쩌나
하며 걱정을 했으나 별다른 탈없이 잘 지나간 것 같다.
아침 뉴스를 보니 건너편 일본은 태풍 피해가 꽤 크고
설상가상 지진까지 발생했다고 한다. 그러게 마음을
곱게 써야지, 아베의 엉뚱한 어거지를 하늘도 알아보는
것이 분명한 것이야! 아베야! 이제 그만하고 사죄해라!
수확의 기쁨을 누려볼까?
30m쯤 되는 밭가 한 쪽 이랑에 호랑이 무늬 줄콩을
심었다. 이 콩은 작고하신 어머님의 추억이 서려있는
것이라서 지금껏 해마다 심었고 앞으로도 계속 심을
생각이다. 여느 콩에 비해 밭의 면적을 많이 차지하진
않지만 줄을 타고 오르는 덩굴성이라서 지지대와 줄을
설치해야 하는 수고로움은 감수를 해야 한다. 이 정도
수고도 없이 맛있는 콩의 수확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지난해부터는 제대로 농사를
짓는 나름의 방법을 찾았다. 다른 농작물에 비해 손이
덜가고 또한 다른 종류의 콩에 비해 수확량이 더 많은
장점이 있어 좋다. 그 뿐만이 아니라 맛도 좋고 영양도
좋다고 하니까 여러면에서 촌부의 텃밭농사에는 아주
적합한 농작물이라고 여겨진다.
지난해까지는 콩이 다 익은 다음 가을에 수확했으나
올해부터는 풋콩으로 수확을 했으면 좋겠다는 아내의
생각대로 그렇게 해보려고 한다. 얼마전 원주에 갔을
때 할머니들이 풋콩을 그 자리에서 바로 까서 파는 걸
보았다. 익혀 수확한 것보다 더 맛있어 보였던 것이다.
다만 장기간 보관을 하려면 결국 냉동보관을 해야하는
것이 단점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는 풋콩으로 수확을
하고 또 일부는 익혀서 수확을 해보려고 한다. 잘 익힌
것은 말려서 다음에 씨앗으로 사용해야하고 나머지는
장기간 보관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수확량이 얼마나
될런지는 잘 모르지만 아우들에게 조금씩이라도 나눠
주려고 하는데 그 정도의 양이 될까 모르겠다.
그냥 앞에서 봐서는 콩이 보이지 않는다. 우거진 덩굴,
잎사귀만 무성하다. 잎사귀를 살짝 들춰보았더니 아주
튼실하게 생긴 콩꼬투리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재밌고 기분이 좋다. 어떤 농작물이든
다 마찬가지로 하는 생각, "내가 어떻게 농사를 지어서
이런 수확의 기쁨을 누릴까? 참으로 신기하고 용하단
말이야!"라고 혼자 가끔씩 중얼거리며 우쭐대곤 한다.
지금껏 여러해 이 줄콩 농사를 지었지만 풋콩 수확을
해보지는 않았다. 그래서 풋콩의 콩꼬투리는 눈여겨
보질않아 제대로 관찰을 못했다. 지금껏 콩잎 떨어질
무렵이 되어서야 콩을 땄으니 그럴 수밖에.. 마음먹고
줄콩을 따볼까 싶어 아내에게 콩이 많이 열려서 아주
신날 것이라고 자랑을 했는데 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
하여 다음으로 미루고 말았다. 오늘은 딸 수 있을까?
아직 잔뜩 흐리고 이슬비가 부슬거리고 있는데...
참, 요즘 거의 매일같이 수확을 하다시피 하는 게 있다.
바로 방울토마토인데 아침마다 나가면 붉은색, 노란색
열매가 예쁘게 이슬을 머금은 채 촌부를 반긴다. 벌써
오랫동안 산골 부부의 건강음료가 되어주고 있는 아주
고마운 열매채소이다. 바로 먹기도 하지만 그 보다도
아내는 갈아서 껍질을 걸러내 물 한 방울도 섞지않은
100% 방울토마토 쥬스를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놓고
수시로 마시곤 한다. 이 또한 텃밭농사를 짓는 보람을
느끼게 되는 수확의 기쁨이다. 열리는 것으로 봐서는
아직도 한동안은 100% 방울토마토 쥬스를 마실 수
있을 것 같다. 아마 방울토마토가 끝나면 많이 서운할
것 같은데... 그 다음은 아내가 알아서 해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