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수급이 안되어서 우리 덕수고의 실업부문은 경기상고로 통합되며 소멸되고, 인문계는 위례에 이전한단다..
1973년......우리 학교가 상고였기에 일부러 원서넣어 시험봐 들어갔고
어떡하든 은행에 들어가서 월급이라도 받는 생활해보자고
주산반에 들어가 학습실 들어가자마자 비오는 날 먼지나게 두들겨 맞고
포트란인지 코볼인지 눈에 불을켜며 다이아그램 그려보고
시작 구령소리 전에 신기한 타자기 글자판 한 개 눌렀다고 불려나가 귀빵맹이 7번 번개치고
도시락 못싸와 나무그늘 아래 있는 수도가에서 또 한 친구랑 물로 배채우고
참고서 새책은 못 사, 청계천 헌 책방 돌아다니며 책 한권 사들고
친구 문제집 한 권을 베껴서 문제집 만들고
요대에 각반 차고 그 뜨거운 날 에무앙 소총메고 삐딱한 땅먼지 풀풀나는 운동장에서 교련복 입고 열병분열하고
서울대 나온 어떤 선생님에게서는 인간 무시 당하면서.. 빠따 맞아가면서.. 허벅지 비벼가며 수학1의 정석을 풀었고
주판으로 머리 밀리고...
그리고 교련복 입고 아차산 가서 다이아몬드 스텝 밟으며 나무가지 하나 들고 신나게 하늘에 구멍을 냈던................
이런 '상고'였기에 자랑스러웠고
이런 '상고'를 나왔기에 나를 지켜왔는데..
그래서 정보고로 바뀌었다고 했을 때도 이젠 더 이상 '상고'맨 으로서 후배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인문고로 바뀌었다고 했을 때는 나는 더 이상 덕수 '상고'는 없다 고 생각했다..............
난, 덕수'상고'가 내가나온 학교이지 정보고도, 덕수고도 내 모교가 아니라고 생각이 드는 건
너무 속이 좁은 탓인가?.....
어제 오늘 뉴스를 보면서.... 우리 '덕수 상고'가 넘 그리워진다. 위례로 가는 학교는.......
나는 ........ 나는........ 너무 낯설고 내 모교가 아니라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그냥 서글퍼서.... 한 마디 어디 하소연 할 데가 없어서... 여기에 한 글 써봤습니다.
허 익범
정말 엿같다
왜 상고가 부끄러운지 몰라도
내 귀속족보인데
선산이 파헤쳐진 느낌이다
발가벗겨져 거리에 팽게친~
여기 이 일에 관련된 모두에게
무간지옥과 함께 오래 하길 빈다
동조자도 동행하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