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이제 제대로 여름일세!
8월 4일, 음력 칠월 초나흗날
지루했던 장마가 물러가는가 싶어 이제는 해구경 좀
하겠구나 했더니 곧바로 연일 폭염주의보가 발효되고
여기저기에서 무더운 폭염에, 열대야에 시달린다면서
온통 난리법석이다. 바로 이런 때는 이 산골에 산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한낮이야 어디에선들
덥지 않으랴! 하지만 피곤한 하루 일과를 마치고 나서
쉬어야 하고 잠을 자야하는 밤에 기온이 내려가지않는
열대야에 시달리는 일은 없으니 말이다. 이것도 복은
복이겠지? 암, 그렇고 말고...
이제 제대로 여름일세, 그려~
앞뜨락의 야생초들은 키가 자랄대로 자라 거의 대부분
촌부의 키를 훌쩍 넘어버렸다. 하긴 촌부의 키가 그리
큰 키는 아니니까 능히 넘고도 남는 것은 당연하겠지?
덩굴성 더덕은 머잖아 꽃을 피울 듯하다. 꽃몽오리가
둥그렇게 생겨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그 모습이 너무
앙증맞은 것 같아 다가가 만지려다 멈칫했다. 밑부분
끝에 맺힌 이슬방울이 너무나 싱그럽게 맺혀 있었다.
잔대도 키가 엄청 자랐다. 잔대는 꽃이 피기전에 키가
쑥쑥 자라며 다섯 잎파리가 층층이 나온다. 그 다섯 잎
사이사이 꽃대가 나온다. 그 꽃대에는 머잖아 종처럼
생긴 자그마한 앙증맞은 꽃들이 매달리게 될 것이다.
노란꽃의 겹삼잎국화, 밤이면 꽃잎을 다무렸다가 다시
아침이 밝아오면 다시 피는 원추리꽃, 한 그루의 덩굴
식물이 줄기를 사방으로 뻗어서 얽히고 설켜 하나의
멋진 작품처럼 보이는 하얀꽃이 핀 으아리, 그 외에도
많은 꽃들이 피어 한여름날을 장식하고 있다.
아직도 모르는 야생화가 많으니...
바쁜 와중에 망중한(忙中閑)을 즐긴답시고 야생화를
관찰했다. 촌부네 뜨락에는 온갖 야생초들이 뒤엉켜
무질서하게 공생을 하고 있으니 촌부와 산골 아낙의
야생화 학습장이기도 하다. '어느새 꽃이 피었구나, 또
머잖아 피겠구나'라고 생각을 하면서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 뿐만이 아니다. 꽃이 있으면 벌과 나비는
당연히 있게 마련이다. 식물과 곤충의 공생은 자연적
현상이기 때문이다. 제비나비라는 녀석은 큰 덩치라서
그런지 꽃잎이 큰 종류의 꽃을 찾는 것이 아닌가 싶다.
참나리꽃이나 원추리꽃을 찾아 꽃속에 머리를 쳐박고
꿀을 따는 모습을 보게 된다. 반면 벌은 아무 꽃이나
찾아 꿀을 따는 것 같다. 벌 한 마리가 어찌나 열심히
꿀을 따고 있는 모습이 보여 사진을 찍는데 생김새가
특이한 꽃이 눈에 들어왔다. 아주 생소한 야생화였다.
심은 기억도, 씨앗을 뿌린 기억도 없는데 어떻게 우리
뜨락에서 자라 꽃을 피웠을까? 아내에게 사진을 보여
주고 무슨 꽃이냐고 했더니 모르겠다고 하며 야생화
관련 몇 종류 책을 펼쳐놓고 찾고 있었다. 못찾겠다고
하여 그냥 포기를 하려다가 daum에 꽃검색이 있는
것이 생각나서 아내 스마트폰으로 촌부 스마트폰에
찍어놓은 사진을 검색해보니, 아하~ 영아자꽃이었다.
일명 산미나리라고 하여 봄날 여린 순을 나물로 먹는
그 야생초였다. 그런데 어떻게 여태껏 몰랐을까? 우리
뜨락에는 이렇게 심지않은 야생초들이 저절로 자라고
꽃을 피우고 있어 이름을 찾아보고, 꽃말을 알아보며
특징을 익히려고 가끔 오늘 같은 소동을 벌이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