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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90731_8.jpg : 촌부의 단상-가끔은 이런 재미도...IMG_20190731_7.jpg : 촌부의 단상-가끔은 이런 재미도...IMG_20190731_6.jpg : 촌부의 단상-가끔은 이런 재미도...[촌부의 단상]
가끔은 이런 재미도...

7월 31일, 음력 유월 스무아흐렛날
오늘이 7월 끝날이고 보니 어느새 7월이 다 지나간다.
장마와 함께했던 7월이라 그런지 아쉬움보다는 어서
장마가 끝나기를 바랬다. 그런데 장마가 끝났다더니만
7월의 마지막날인 오늘까지 비를 뿌리고 있으니 원...
하늘의 뜻인지라 하소연을 해본들 무슨 소용 있으랴!
나약한 우리네 인간이니 하늘의 뜻에 따라 순응하는
수밖에... 비맞은 중처럼 비를 맞으면서 혼자 중얼중얼
거리고 다니며 텃밭을 돌아보고 들어왔다.

어제는 날씨가 괜찮다가 이내 꾸물거렸다. 원주 병원
가야하는 날인데 아내가 망설이고 있었다. 휴가철이라
고속도로가 많이 밀릴 것이라는 생각에 다음주로 연기
하면 어떻겠냐고 했다. 또한 비소식까지 있으니 운전
하려면 꽤 고생이 될 것 같다는 지레짐작을 한 것이다.
서울, 부산도 밀리는 도로를 이용하여 다니는데 겨우
원주 정도는 괜찮다며 다녀오자고 했다. 따라 나서며
연신 힘들어서 어쩌냐고 하는 아내, "이 사람! 괜찮아!
당신 아픈 게 문제지 운전이 문제냐? 잔소리 그만 뚝!"
영동고속도로를 들어섰으나 도로는 밀리지 않았다.
그렇게 정상 속도로 달려 원주 병원에 도착을 하였다.
안과와 피부과 두 곳을 다니는데 고맙게도 두 군데 다
많이 좋아졌으니 넣는 약 다 넣고, 먹는 약 다 먹어도
좋지않으면 다시 오고 좋아진 것 같으면 다시 병원에
올 필요가 없단다. 오기를 얼마나 잘했는가? 오지않고
한주일을 기다렸으면 그동안 또 전전긍긍을 했을테니,
아내는 "당신 생각이 옳았네. 탁월한 선택을 해주어서
고마워~ 우리 맛있는 것 먹자! 뭐 먹을래?"라며 연신
싱글벙글이었다. "내 말 잘 들으면 누워자다가도 떡을
얻어 먹는다니까! 날도 더운데 모처럼 냉면 먹자!"
원주에 가면 가끔씩 들리는 냉면집이 있다. 마치 서울
있을 때 즐겨 다니던 오장동 냉면집을 생각나게 하는
그런 집이다. 맛도 그렇지만 상호도 "오장동 냉면"이다.
차에서 내리며 아내가 하는 말, "당신은 회냉면 곱배기,
나는 비빔냉면 보통을 시키면 되는거지?" 라고 했다.
주차를 하고 왔더니 주문한 냉면이 나왔는데 곱배기
양이 엄청나다. 2인분이 나온 느낌이 들었으나 간만에
냉면다운 냉면을 먹어 개 눈 감추듯이 뚝딱 해치웠다.
그 모습을 본 아내가 놀랍다는 듯이 "냉면이 그렇게도
먹고 싶었던가베? 원주에 오면 또 옵시다!ㅎㅎ"라며
아내 또한 너무 흐믓해 하였다. 사실 우리고장 봉평은
메밀국수는 유명하지만 냉면을 잘하는 집이 없으니
그럴 수밖에 없는 촌부의 입맛이다.

오는 길에 장평의 철물점에 들려서 손수레를 사왔다.
무려 19년이란 긴 세월을 사용하였으니 교체를 해야
할 시기가 한참 지났다. 그래도 관록 붙은 손수레라서
줄곧 밀고 끌고 다녔다. 초창기에 돌을 나르고 흙을
나르고 나무도 나르던 우리들 산골식구들의 손떼가
묻은 것이고 정이 들었지만 이제는 푹 쉬게 해야 하는
시기가 된 것이다. 버려야 하는 것이 맞겠지만 그냥
두려고 한다. 우리들 초창기부터 지금끼지 함께하는
산골살이 증표로... 가벼운 농기구같은 것을 얹어놓고
지나다니며 옛 생각도 하려고 한다. 그동안 긴 세월을
함께 고생해줘서 고맙다. 이제 편히 쉬거라! 하면서
퇴역하는 손수레를 어루만져 주었다.

집으로 들어오다가 노각밭에 벌이 윙윙 거리는 소리가
들려 가만히 다가가서 봤더니 이 꽃 저 꽃을 분주하게
다니고 있었다. 노각 열매를 맺게 하려고 수정을 시켜
주는 고마운 벌이다. 올해는 아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노각을 많이 따고 있다. 지금도 그물망에 매달려 있는
녀석들이 꽤나 많다. 잘 익고 있는 것이다. 아작아작한
맛이 일품이라면서 노각을 바라보는 아내의 눈빛에는
이미 노각무침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어제는 이래저래 즐거운 날이었다. 가끔은 이런 재미도
있어야지?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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