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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90726_4.jpg : 촌부의 단상-이런 농사 방법도 있을까? 있다!IMG_20190726_3.jpg : 촌부의 단상-이런 농사 방법도 있을까? 있다!IMG_20190726_2.jpg : 촌부의 단상-이런 농사 방법도 있을까? 있다!IMG_20190726_1.jpg : 촌부의 단상-이런 농사 방법도 있을까? 있다![촌부의 단상]
이런 농사 방법도 있을까? 있다!

7월 26일, 음력 유월 스무나튿날
간밤에 장맛비가 엄청 쏟아졌다. 새벽 2시반쯤인가
천둥.번개에 장대비가 쏟아지는 소리에 잠을 깼다.
대단했다. 은근히 걱정도 되었다.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일어나지마자 날씨부터 살폈더니 우리고장에는
무려 49.8mm의 비가 내렸다고 한다. 집옆을 흐르는
시냇물 소리가 하도 요란하여 가봤더니 흐느는 물이
엄청 많이 불었다. 뒤늦게 장맛비가 소란을 피운다.
요즘은 장마철이라서 그런지 꽤 습한 날씨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줄줄 흐른다. 이곳 산골이 이 정도인데
저 아랫쪽의 남쪽지방은 어떨까 싶다. 그런데 흥미가
있는 것은 밤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시원한 곳이
바로 이 산골이다. 열대야가 전혀 없어 좋은 곳이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산골살이의 특혜라고 할까?

처음 대파 농사를 짓다보니,
지난 초봄 함께 일하는 분이 대파를 심어보라고 하며
모종을 조금 주셨다. 이미 밭은 멀칭을 해놓은 상태라
그냥 두 이랑에 나눠서 심었다. 처음 대파 농사를 짓는
것이라서 누구에게 물어보지 않고, 자료를 찾아보지도
않고 그냥 내 방식대로 심어본 것이다. 뒤늦게 자료를
찾아보니 심는 방법이 틀렸다. 때는 이미 늦어버린 것,
그냥 그대로 두었는데 잘 자라주었다. 그런데 장마가
시작되고 비바람을 맞더니 꼿꼿하게 서있었던 대파가
제멋대로 자빠지고 쓰러지고 널부러졌으니 낭패였다.
대파가 제법 자랐을 때 지지대를 세워 가로줄을 묶어
줄까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그때 못한 것이 아쉬웠다.
엊그제 마을 아우가 예초기 때문에 집에 올라왔을 때
보더니, "형! 대파를 잘못 심었네. 고랑에 심고 자라면
조금씩 북을 줘야 하는데... 지금이라도 늦지않았으니
고추대 꽂듯이 지지대를 박고 줄을 띄워주면 되겠네!"
라고 했다. "내가 했던 생각, 내가 하려던 그 방식인데
진작 할 걸 그랬네."라고 속으로 혼자 중얼거렸다. 

장평에 있는 철물점에 나가 고추대를 20개 더 사왔다.
집에 있는 것은 모두 사용하고 추가로 스키 폴대까지
다 사용하여 지지대로 쓸만한 것이 동이 났으니 어쩔
수 없이 또 사왔다. 개뿔 농사라고 쥐꼬리만한 것인데
이래저래 돈만 들이고 있다. 그렇지만 적당히 하기는
싫으니 어쩌겠는가? 적당한 간격으로 지지대를 세워
놓고 고추끈이 든 배낭을 짊어진 아내가 앞서나가면
뒤에서 쓰러진 대파를 살며시 세우고 지지대에 끈을
묶었다. 일은 다 해놓고 보니 그런대로 괜찮아 보였다.
아내에게 "이런 농사 방법도 있을까?"라고 말했더니
"당신이나 이렇게 하겠지? 누가 이렇게 하겠소!"란다.
"그런대로 괜찮잖아?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하잖아? 이대로 잘 키우면 되는 거야! 그렇지?ㅎㅎ"
아내의 대답은 간단했다. "어이구~ 속터져! "라고...

어제 저녁무렵에 영주에서 사과농장을 하는 막내네가
장맛비에 일을 못하는 틈을 타서 잠시 장모님을 뵐겸
산골집에 왔다. 오랜만에 만나 반갑다. 조카 딸내미는
바빠서 오늘쯤 산골집에 올 예정이란다. 모처럼 만난
산골식구들이 읍내에 나가 저녁식사를 하고 들어왔다.
우리가 사야 하는데 그만 막내네가 계산하고 말았다.
많이 미안하고 너무 고마웠다. 막내처제가 하는 말이
"형부 혼자 큰 단지 일을 하느라 고생하셨어요."라는
말에 그동안 힘들었던 것이 한순간 풀린 느낌이었다.
집에 와서 맥주 한잔씩 나누며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웠다. 즐거운 시간이었는데 오늘은 보고싶고 예쁜
조카 딸내미가 온다고 하니 기다려진다.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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