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산딸기를 따와서...
7월 20일, 음력 유월 열여드렛날
해마다 이맘때 아침 산행을 나가면 양지바른 산기슭
여기저기에 빨갛게 열린 산딸기를 보게 된다. 아내가
무척 좋아하는 자연산 열매이다. 그래서 산에 올라갈
때는 깨끗한 비닐봉지를 가지고 다닌다. 가는 가시에
찔리지 않게 조심조심하여 한 알 한 알 산딸기를 따는
재미가 있다. 따는 재미보다 아내가 좋아할 것이라는
기대와 기쁨이 더 큰 것이다. 그렇다고 산딸기를 찾아
산을 누비는 것은 아니다. 운동삼아, 산책삼아서 산을
오르내리다가 보이는 산딸기를 따오는 것이다. 하긴
워낙 오랜 세월 오르내린 산이라서 어디에 산딸기가
자라고 있는지 거의 아는 편이라서 자연스레 발걸음이
그 쪽으로 향하곤 한다. 그러다보니 많은 양은 아니다.
조금이지만 아내가 좋아하는 산딸기라서 신나게 따서
호주머니속에 넣거나 배낭에 담아가지고 와서 슬며시
주방 아일랜드 식탁에 올려놓고 밭일을 하러 나오면
잠에서 깬 아내가 흐르는 물에 살짝 행구듯이 씻어서
몇 알 입에 넣고 오물거리면서 아침 준비를 하곤한다.
그런데 요즘은 뭐가 그리 바쁘다고 아침 산행을 전혀
못하고 있다. 여유없이 밭일이 우선이 되었으니 원~
며칠전 예초기로 단지에 올라오는 길가 풀을 깎다가
산딸기 나무를 발견했다. 작업을 멈추고 살펴보았다.
빨갛게 산딸기가 익어가고 있었다. 작업을 하다말고
아내에게 말했더니 아내도 운동을 하면서 보았단다.
산딸기가 주렁주렁 열려 가지가 축 늘어질 정도였다.
아내더러 산딸기를 따라고 하고 다시 예초기를 짊어
지고 작업을 마치고 올라왔더니 제법 많이 따놓았다.
그냥 먹기도 하지만 아내는 손수 만든 수제 요거트에
산딸기를 넣고 버무려 마늘, 버터, 꿀, 파슬리가루를
발라 구운 바게트빵과 함께 먹으니 아주 기가 막히는
조합이었다. 뒷산에 올라가 산딸기를 따와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을 하긴 했으나 그때 생각뿐이었다.
굳이 핑계를 대면 게으른 탓도 있지만 오락가락하는
장맛비에 축축한 뒷산에 올라가기가 싫었던 것이다.
태풍이 지나가고 비가 그치면 정말 올라가봐야겠다.
산딸기는 식이섬유, 비타민C, 안토시아닌, 폴리페놀
같은 영양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다이어트, 혈관,
항암.항산화 효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잠시 잠깐
맛볼 수가 있으며, 건강에 좋은 효능을 지닌 자연산
열매인데 요즘 촌부가 밭일에만 정신이 팔려서 너무
소홀히 한 것 같다. 아내가 좋아하는 자연이 주는 좋은
선물인데... 돈 안들이고 아내에게 점수 따는 걸 깜빡
잊고 있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