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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90712_5.jpg : 촌부의 단상-기르는 재미, 수확의 기쁨IMG_20190712_4.jpg : 촌부의 단상-기르는 재미, 수확의 기쁨IMG_20190712_3.jpg : 촌부의 단상-기르는 재미, 수확의 기쁨IMG_20190712_2.jpg : 촌부의 단상-기르는 재미, 수확의 기쁨IMG_20190712_1.jpg : 촌부의 단상-기르는 재미, 수확의 기쁨[촌부의 단상]
기르는 재미, 수확의 기쁨

7월 12일, 음력 유월 열흘날
간밤에 또 비가 지나간 것 같다. 일어나 바깥에 나와
보니 잔뜩 흐린 하늘에 땅바닥, 나뭇잎, 풀잎이 비에
촉촉하게 젖은 모습이다. 생기가 도는 듯하여 아침을
촌부의 마음마저 상쾌하고 기분이 좋다. 간간이 내려
주는 비는 나무와 풀 그리고 밭에서 자라는 채소에게
좋은 생명수가 되고 영양소가 될 뿐만 아니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촌부의 마음도 흡족하여 기분이 좋다.
적당히 내려주는 비가 고맙고 감시한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시작해본다. 오늘은 삼복(三伏) 더위 중에 그
첫 번째인 초복(初伏)이다. 아내가 복다림으로 무얼
해주시려나? 기대를 해봐야겠는걸...

기르는 재미,
아내는 매일 고추밭에 들어가 키가 얼마나 자랐는지,
꽃은 피는지, 고추가 얼마나 열렸는지 등등 꽤 신경을
쓴다. 아내의  올해 텃밭농사의 주된 목표는 고추를 잘
길러 자급자족하는 것이다. 우리밭에서, 우리가 길러,
우리가 따고, 우리가 말려, 우리 먹거리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포부로 열심히, 정성껏 고추농사를 짓고있다.
간간히 내려주는 장맛비에 얼마나 쑥쑥 잘 자라는지
모른다며 아무래도 세 번째 고추끈 묶기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그도 그런 것이 엊그제 제법 많이 내린
장맛비를 맞고 무게를 못이겨 옆으로 쓰러질 듯했고
가지가 축처진 것도 제법 보였다. 잦은 장맛비에 또한
비바람이라도 몰아치면 쓰러지고 자빠지고 심지어
가지가 찢어지는 불상사도 있을 수가 있으니 서둘러
고추끈을 묶기로 했다. 촌부가 혼자 해도 되는 일이긴
하지만 아내가 정성 들이는 고추농사라서 둘이 함께
환상 복식조로 호흡을 맞추기로 했다. 고추끈이 들어
있는 배낭을 매고 아내가 앞서가며 끈을 풀면 촌부는
뒤를 따르며 지자대에 고정을 시킨다. 그 다음은 각자
고무밴드로 사이사이를 묶어준다. 아내의 손이 엄청
빠르고 촌부는 엄청 느리다. 아내가 한 고랑을 마쳐도
촌부는 겨울 반 고랑 정도, 고추밭에 들어가면 아나가
작업 반장이고 촌부는 뒤를 따르는 똘만이가 된다.

수확의 기쁨,
장맛비에 잘 자라는 것은 고추뿐만이 아니다. 큰밭의
맨 끝에 아욱을 심었다. 엄청 잎이 무성하게 잘 자랐다.
아내가 아욱국을 어찌나 좋아하는지 모른다. 그래서
해마다 아욱은 빠뜨리지 않고 심는다. 일부러 씨앗을
뿌리지 않아도, 모종을 사다심을 필요도 없는 아욱은
우리에게 참 고마운 채소이다. 생명력이 강한 것인지,
번식력이 강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해마다 밭고랑에
저절로 나온 어린 아욱을 뽑아 모종으로 한 곳에 몰아
심어놓으면 지금과 같은 어엿한 아욱밭이 되는 것이다.
잎을 따고 또 따서 먹기를 반복하다보면 키가 자라고
꽃이 피고 씨앗이 맺히고 여물어 저절로 그 씨앗이 또
땅바닥에 떨어져서 내년 봄에 다시 나오게 될 것이다.
손바닥보다도 훨씬 더 큰 아욱잎을 따는 아내는 연신
싱글벙글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수확의 기쁨이 이런
것이구나 싶다. 데쳐서 바로 국을 끓여 먹기도 하지만
냉동 보관을 해두고 다음해 이맘때 또 아욱이 나올때
까지 두고두고 먹게 될 것이다. 한겨울에도 뜨끈하게
아욱국을 먹을 수가 있다면서 열심히 아욱잎을 따는
아내와 함께 더불어 수확의 기쁨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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