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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90624_4.jpg : 촌부의 단상-산골 부부의 자연 마트에는...IMG_20190624_3.jpg : 촌부의 단상-산골 부부의 자연 마트에는...IMG_20190624_2.jpg : 촌부의 단상-산골 부부의 자연 마트에는...IMG_20190624_1.jpg : 촌부의 단상-산골 부부의 자연 마트에는...[촌부의 단상]
산골 부부의 자연 마트에는...

6월 24일, 음력 오월 스무이튿날
이른 아침,
산새들의 지저귐에 잠을 깼다.
녀석들 일찍부터 합창을 하고 있네.
다섯시도 안되었는데 바깥은 훤하게 밝아온다.
그냥 일어날까, 아직 이른데 좀 더 잘까?
잠시잠깐 망설이다가 좀 더 자면 뭐하나 싶었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아랫층으로 내려왔다.
냉수 한 사발을 들이키고 견과류 서너개 입을 넣고
벌꿀에 재어놓은 도라지 가루 한 스픈을 퍼먹는다.
날씨부터 검색해보니 오늘, 내일은 아주 좋단다.
소나기 소식은 있지만 쾌청한 날이 될 것이란다.
20년만에 갖는 오랜 인연들과의 모임이 있는 날이다.
모두들 안전 운행으로 오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오랜만의 만남이고 모임이라 그런지 많이 설레인다.

여느날 아침과 마찬가지로 발걸음은 밭으로 향한다.
농부가 아닌 촌부이지만 마음은 농부의 마음이다.
텃밭농사 조금 지으면서 농부라고 하기엔 부끄럽다.
그래도 나름 정성껏 일구고 가꾸며 최선을 다해본다.
이렇게 손길을 주고 눈길을 주며 가꾸는 채소들이
자라고 있는 이 텃밭을 우리는 '자연 마트'라고 한다.

그럼 '자연 마트'에는 뭐가 있더래요?
제법 다양한 종류의 채소와 콩들이 자라고 있더래요.
얼마나 많길래 자랑질이더래요?
한번 보실랑교?
그럴까요? 한번 보입시더!

작은 밭에는...
처음 심어 길러보는 대파가 쑥쑥 자라고
상추 두 종류는 풍성하게 자라 이미 뜯어먹고 있지요.
그 뿐입니까? 
오이, 노각이 넝쿨이 뻗어가며 꽃피더니 열리고 있죠.

그럼 큰 밭에는...
가지, 호박 두 종류, 수박, 복수박, 참외가 잘 자라고
적상추와 쑥갓은 이미 뜯어먹고 있답니다.
토마토와 조선 오이는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며
브로콜리, 양배추는 엄청 크게 자라버렸네요.
산골 아낙이 홍고추를 따서 태양초로 말린다고 하여
가장 많이 심은 작물이 고추이지요. 방아다리 고추를
따주고, 곁가지와 곁잎을 훑어주어서 그런지 몰라도
아주 튼실하게 잘 자라고 있어 기쁩니다.
땡초  청양고추, 아삭이 고추, 꽈리고추도 반장님께서
모종을 주셔서 한 쪽에 조금 심었더니 잘 자라는군요.
깻잎을 따먹으려고 들깨도 한 이랑 심었고
산골 아낙이 좋아하는 아욱도 한 이랑 심었답니다.
콩도 네 종류 심었지요.
호랑이 무늬 줄콩을 자라는 걸 보며 씨앗 갖다주신
어머님 생각을 하게 되고, 아내의 어릴적 할머님과의
추억이 있는 완두콩도 꽤 자라서 넝쿨손을 뻗었네요.
지난해 실패를 봤던 쥐눈이콩과 메주콩은 양을 줄여
두 이랑씩만 심었는데 발아율이 좋아 모두 나왔지요.
이렇게 산골 부부 '자연 마트'는 풍성하답니다.


오늘 촌부의 일기가 많이 늦었네요.
왜 늦었냐구요?
노는 날이라서 아침부터 밭에 나가 그다지 할 일도
없는데 채소들과 노닥거리며서 놀고 있는데
아내가 '뭐해? 밥 먹읍시다! 오늘은 일기 안 쓰나?'
라며 부르는 소리에 시간을 보니 그새 두어 시간이
지나버렸군요. '아침 시간은 참 잘 가네.' 라며 들어와
식사를 마치고 이제서야 지각 일기를 쓰고 있네요.
Atachment
첨부 '4'
  • 허익범 2019.06.24 09:59

    푸른 생명들이 저마다 자라는 저곳은 농원인가? 천국인가? 넘 가보고 싶네.....저 푸르름을

  • 뽀식이 2019.06.25 20:08

    친구!

    뽀식이의 기쁨과 보람이 자라는 곳이라네.

    시간이 허락하면 오시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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