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산골살이 소소한 재미
6월 23일, 음력 오월 스무하룻날
하지가 지났는데 아침이 서늘하다. 한기를 느낄 정도,
기온이 몇 도이길래 이리도 차가울까? 영상 6도까지
뚝 떨어진 탓인가보다. 어젯밤 아내가 아침에 일어나
밭에 나가면 상추 몇 잎을 따다 달라고 했다. 작은밭에
자라고 있는 상추 몇 잎을 따는데 밤새 내린 이슬이
촉촉하여 너무나 싱그럽고 싱싱해 보였다. 좋은 걸로
골라 몇 잎을 따는데 손이 시려울 정도이다. 세상에...
6월도 하순으로 접어드는 이때에 손이 시렵다니 원!
한편으로는 이 얼마나 좋은가? 텃밭에 이렇게 싱싱한
상추가 잘 자라고 있으니 먹고싶으면 언제든지 바로
나가 먹을 만큼 따다 먹을 수가 있으니 말이다.
지난 초봄 느닷없는 된서리에 앞뜨락 몇 종류 나무가
냉해를 입었다. 새잎이 나올 무렵 내린 강한 된서리는
여린 잎을 얼려버리더니 자라지 못하고 시들시들하여
살아나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서서히 시들어
말라버린 잎사귀 사이에서 또다시 새잎이 나오고 꽃도
피었다. 그 중 한 나무가 바로 산목련, 우리고장에서는
함박꽃나무라고 부르는 꽃나무이다. 목련꽃보다 다소
크기는 작지만 향기가 좋고 촌부 생각에는 목련꽃보다
더 예쁜 것 같다. 목련꽃은 나뭇잎이 나오기 전에 피는
꽃이지만 산목련꽃은 나뭇잎이 나온 후 나뭇잎 사이에
피는 꽃이다. 아마도 다 나온 나뭇잎 사이에 다소곳이
수줍은 듯 피어있어 "수줍음"이라는 꽃말을 붙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반면에 목련꽃의 꽃말은
"고귀함, 숭고함"이라고 한다. 이 함박꽃나무는 꽤나
오래전 뒷쪽의 먼산이 궁금하여 올랐다가 정상 가까운
부근 중턱에 군락지를 발견하여 살피다가 어린 묘목을
한 그루 캐다가 심은 것이 세월이 흘러 성목이 되었고
몇 년 전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냉해에도
불구하고 제법 많이 피었다.
아내가 표고버섯을 따다가 장독대 위에 말려놓았다.
비 그친 그제 저녁무렵 무심코 버섯목이 있는 시냇가
데크옆을 지나다가 저만치 손바닥만한 버섯 피어있는
것이 보였다. 아내를 불러서 "버섯 안 따고 뭐했노?"
했더니 "이제 버섯철 지나지 않았나? 아직 있다고?"
표고버섯 여닐곱개를 따서 들고 아내에게 전하면서
"봐라! 당신 얼굴만하게 피어버렸다. 이제 끝물인데"
"얼마전에 딴 것을 말리고 있으니 함께 말리면 돼!"
라면서 받아 채반에 밑둥을 분리하여 담아놓고 다시
밑둥은 잘게 찢어 따로 놓는 것이었다. 아마도 이번이
봄에 따는 버섯은 마지막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따는
표고버섯은 생으로 먹기도 하지만 지금처럼 채반에
담아 햇볕에 잘 말려두었다가 두고두고 먹게 된다.
올해는 꽤 많은 표고버섯을 수확했다. 우리가 충분히
먹을 만큼은 된다며 아내는 싱글벙글 자랑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