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친구야! 고맙다.^^
6월 22일, 음력 오월 스무날
오늘은 24절기 중 열 번째 절기로 낮이 가장 길다는
하지(夏至)이다. 이제 본격적인 여름철에 접어들었다.
머잖아 장마도 다가오게 될테지? 어제 늦은 오후에
영서지방에는 밤사이 천둥.번개를 동반한 많은 비와
함께 우박이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날씨예보가 있어
걱정을 했었다. 다행히(?) 틀린 예보였다. 비는 그리
많이 내리지 않았고 걱정했었던 천둥.번개와 우박도
내리지 않았다. 혹시나 하고 일어나자마자 밭으로
나가보았다. 빗물 머금은 채소들이 싱그럽기만 하다.
오히려 비가 내려 그런지 한 자리숫자인 영상 9도의
아침 기온이라서 선선하고 상쾌하기만 한 아침이다.
세 번째 풀깎기
친구가 선물한 새 예초기를 짊어지고 잡풀을 깎았다.
그동안은 칼날이 아닌 플라스틱으로 된 끈을 장착한
예초기를 사용했다. 칼날보다 위험은 덜 하기는 한데
풀이 잘 깎이기는 해도 가는 잡목은 자를 수가 없었다.
반면 칼날을 장착한 새 예초기는 예리하여 풀은 물론
가는 나무가지까지 자를 수 있다. 대신 칼날을 장착한
예초기는 굵은 나무와 돌이 있는 부분에서는 세심한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예전 예초기를 사용할 때는
제법 긴 플라스틱 끈이 원을 그리며 돌아가기 때문에
잔돌이 튀기도 하였다. 그리고 풀이 잘라지면서 튀는
풀물이 온몸에 묻어 작업을 마치고 나면 마치 풀밭에
뒹굴며 땀을 흘린 모습처럼 보였다. 그래도 큰 위험은
없었다. 그러나 새 예초기는 칼날이 돌아가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늦추면 안된다. 예전에 몇 번 사용해보긴
했지만 꽤 오랜만의 사용이라 겁이 나고 긴장이 되어
조심을 한다기 보다 소심하게 다루게 되었다. 그것도
잠시 진도가 더 빨라 이내 능숙하게 다룰 수가 있었다.
그렇게 두어 시간 넘게 작업을 마치고 나니 새 예초기
사용이라 꽤나 긴장을 한 탓인지 온몸이 뻐근하고 그
중에 오른팔이 후들후들 떨리고 너무나 욱신거린다.
이제 세 번째 예초기를 짊어지고 나서서 단지 한 바퀴
돌았으니 올해는 몇 번이나 더 예초기를 짊어져야만
하려는지 모르겠다. 한번에 일을 끝내는 것이 힘들어
시나브로 틈을 내고 나눠서 하다보니 어쩔 수가 없다.
그러나 친구가 보내준 새 예초기가 꽤 성능이 좋으니
능률도 오를테고 차츰 익숙해져서 작업하기도 편하게
될테니 일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어 되리라 생각된다.
친구야! 고맙다.^^
고추 곁가지, 곁잎 훑어주기
요즘 하루가 멀다하고 비가 내려 그런지 고추가 아주
잘 자란다. 첫 번째 곁가지와 곁잎을 따준 것이 불과
얼마되지 않은 것 같고 엊그제 방아다리 고추를 제거
했는데 벌써 방아다리 밑으로 곁가지와 곁잎이 많이
생겼다. 굳이 그 곁가지나 곁잎을 따줄 필요는 없다고
하지만 마을분들께 배우기를 방아다리 밑으로 생기는
곁가지와 곁잎은 훑어주는 것이 잘 자라고 풍성해져
고추가 많이 열리고 튼실하게 달린다고 했다. 그래서
해마다 방아다리 밑쪽의 곁가지와 곁잎은 훑어주는
방법으로 따주고 있다. 이 일은 목장갑을 끼고 할 수
없어 맨손으로 한다. 장갑을 끼고 하면 가지가 부러질
수도 있고 제대로 훑어내리기가 쉽지않다. 그러다보니
손가락은 물론이고 손톱밑에도 풀물이 퍼렇게 든다.
하절기에 농부의 손가락에는 풀물이 들고 손톱밑에는
흙 때가 끼어 가을이 지나서야 벗겨지게 된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겨우 텃밭농사 조금을 짓는 주제에
농부도 아니면서 농부인 척 농부님들의 온갖 흉내는
다 내보는 촌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