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참 묘하고 재미있는 자연 현상
6월 20일, 음력 오월 열여드렛날
오늘도 아침 안개가 자욱하다. 날씨가 좋으려나 싶어
날씨 예보를 봤더니 오후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린다고 하고 우박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우박이 내리면 안되는데... 올해는 오디 열매 상태가
그다지 좋지않다. 흉년인가? 해마다 우리 먹을 만큼
땄는데 올해는 영 시원찮다. 꽃이 필 무렵 된서리가
내려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장모님께서 이 오디를
무척 좋아하시는데 올해는 그 마저도 없을 것 같아서
서운해 하시겠는걸.
심은 기억이 없는 개양귀비꽃
앞뜨락에 취나물 여린 잎을 몇 잎 따러 나갔던 아내가
들어 오더니 "꽃양귀비 한 그루가 어찌 우리집에 와서
저렇게 빨간 꽃을 피웠는지 모르겠네. 혹시 봤어요?"
"아니? 못봤는데... 어디에 피어 있더노? 이상하네.
모종 심은 적도 없을 뿐더러 씨앗 뿌린 적도 없는데..."
"산철쭉 오른쪽 참취와 곤드레, 더덕 넝쿨 밑에..."
아내의 말을 듣고 나가보니 정말 색깔이 빨갛고 예쁜
꽃양귀비(개양귀비)가 한 그루 저절로 자라나 꽃을
피우고 있었다. 주변을 살펴보니 꽃망울이 맺힌 녀석,
이제 막 자라나고 있는 녀석도 보였고, 건너편에 또
꽃이 피고 꽃망울 맺힌 녀석이 몇 그루 눈에 보였다.
그런데 너무나 이상하고 의아하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꽃양귀비라고도 부르는 개양귀비는 또다른 이름으로
우미인초(虞美人草), 미인초(美人草)라고도 하는데
예쁜 꽃에 비하여 슬픈 전설을 간직한 꽃이라고 한다.
중국의 초(楚)나라 항우(項羽)의 애첩 우희(虞姬)는
항우가 유방(劉邦)의 군대에 잡혀서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에 술자리에서 석별의 정을 읊은 항우의 시에
박자를 맞춰 노래를 부른 뒤에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훗날 죽은 그 녀의 무덤에 예쁜 꽃이 피었는데 그 꽃을
우미인의 무덤에 핀 꽃이라고 하여 미인초(美人草),
우미인초(虞美人草)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개양귀비(꽃양귀비)는 마약 성분이 들어 있어 재배가
금지된 양귀비와 같은 과에 속하는 종류의 꽃이지만
이 꽃에는 그런 성분이 없어 화초로 기를 수가 있다.
양귀비꽃의 꽃말은 아마 마약 성분이 들어있다 하여
"위안, 위로, 몽상"이 아닐까 싶은 추측을 해보게 된다.
반면 개양귀비(꽃양귀비)는 우미인초(虞美人草)라고
부르게 된 전설로 인해 "약한 사랑, 덧없는 사랑"이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꽃은 두해살이
즉, 월년초(越年草)라서 2년마다 씨앗을 뿌려야 한다.
어떻게 우리집에 이 꽃이 오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꽃이 지고 씨앗을 맺으면 받고 씨앗을 더 구입해다가
함께 뿌려 조금 많이 길러볼까 싶다.
두번의 고통을 받은 산철쭉
지난 초봄 막 새잎이 나왔을 무렵 된서리가 내렸을때
산철쭉이 냉해를 입어 잎이 자라지 못하고 다 말랐다.
그 흔적이 지금까지도 있다. 그렇게 매우 심한 냉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꽃은 피었다. 그리고 한참 뒤에
냉해를 입어 말라버린 잎파리 사이로 새잎이 돋아났다.
그런데 이번에는 며칠전 콩알만한 우박이 쏟아져 또
한번 수난을 당했다. 잎파리에 구멍이 숭숭 뚫린 것...
그래도 잎파리는 떨어지지 않고 파릇파릇한 모습이다.
가만히 이 식물들의 모습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참 묘하고 재미있는 자연 현상"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