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석양의 노을이 예뻤다!
6월 15일, 음력 오월 열사흗날
아침 기온이 영상 10도임에도 불구하고 바깥 공기는
꽤 차갑게 느껴진다. 새벽녘에 내린 이슬인지 아니면
어제 저녁무렵 한바탕 쏟아붓고 지나간 소낙비 흔적
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뭇잎에도 풀잎에도 채소들까지
축축해 보이고 싱그러워 보인다. 이따금씩 잠시잠깐
이렇게라도 소낙비가 지나가면 모든 식물들은 지금의
이 모습처럼 생기가 도는 모습이 된다. 참으로 소중한
것이 비이고 물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오늘도
소낙비를 내려준 하늘, 또 늦은 오후부터 비를 내려줄
것이라는 하늘을 올려다 보며 고맙고 감사한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연다. 큰 밭 옆쪽 키가 엄청 큰 아카시아
나무에는 막바지에 이른 하얀꽃이 절정을 이루면서
짙은 꽃내음을 풍긴다. 머잖아 이 꽃도 지게 될테지?
소낙비에 젖은 풋풋한 흙내음이 좋고 물방울 영글은
풀잎, 나뭇잎의 싱그러운 모습이 너무 좋은 아침이다.
어제 오후에 지붕공사하는 업자를 집으로 불러 잠시
상담을 하였다. 건축 당시 하자가 있어 지금껏 마음이
불편한 부분이 있어 보수를 하려는데 이 업자는 부분
공사는 곤란하다고 한다. 몇 번의 보수를 하고 했는데
마땅치가 않으니 문제이다. 이제 건축을 하고 19년이
되었으니 군데군데 말썽이 생기곤 한다. 그나저나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지붕 전체를 다시 입힌다면
큰 공사가 되고 비용도 만만치 않으니 고민을 좀 해야
할 것 같다. 젊은 업자는 응급조치를 하는 방법까지
알려주는 서비스를 하고 갔다. 영업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몇 년은 버틸 수가 있는 응급조치 방법을 알려
준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텐데 말이다. 심사숙고를
해보고 결정을 하게 되면 그 젊은 업자를 불러서 일을
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지붕공사 문제로 마음이 뒤숭숭한 해질무렵 바깥에서
이리저리 서성이다가 아직은 어두워지려면 멀었는데
하늘에는 제 빛을 내지못한채 제법 둥글한 열이튿날
달이 둥실 떠 있었다. 맞은편의 서녘 하늘에는 소낙비
내린 뒤에 나온 해가 저무느라 온통 붉게 물들이고
있는 광경이 장관이었다. 석양을 물들인 노을이 너무
예뻤다. 어떻게 저렇게 멋지게 물들일 수가 있을까?
나뭇잎, 풀잎에는 소낙비가 내린 흔적, 맺힌 물방울에
석양의 붉은 노을빛이 반사되어서 영롱한 보석처럼
보였다. 그 누가 이 자연의 색깔, 이 자연의 아름다움
만큼 멋지게 그려낼 수 있을까 싶다. 석양의 노을진
멋진 광경을 한없이 바라보고 서있었더니 뒤숭숭했던
마음은 온데간데없이 촌부의 머릿속에서 사라졌다.